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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4] 쓸 곳을 알지 못하고 걱정만 하는구나 [무용지용(無用之用)] 소요유 첫 부분에서 장자가 강조한 이름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명제를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이야기에서 혜시는 고정관념에 매인 사람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조롱박은 속을 파내고 물을 담거나 반으로 갈라 바가지로 쓰는 열매다. 하지만 혜시가 심은 조롱박은 보통의 조롱박이 아니어서 문제였다. 이런 고정관념에 매여버리니 다섯 섬이나 크기나 되는 거대한 조롱박은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크면 그걸 타고 뱃놀이를 하면 될 것인데, 어찌 혜시는 그걸 몰랐을까? 惠子謂莊子曰: "魏王貽我大瓠之種, 我樹之成而實五石, 以盛水漿, 其堅不能自擧也. 剖之以爲瓢, 則瓠落無所容. 非不呺然大也, 吾爲其無用而掊之." 헤자가(惠子) 장자에게 일러 말하길(謂莊子曰): "위왕이(魏王) 큰 표주박 씨를(.. 2023. 12. 12.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3] 막고야산에 신인이 산다고 말하는 미치광이가 있다 [막고야산(藐姑射山)] 견오가 접여에게 들은 황당한 이야기에 대해 연숙에게 물어보는 내용이다. 접여가 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막고야산에 사는 신인들은 먹지도 않고 구름과 용을 타고 사해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당연히 세상에 얽매일 필요가 없고, 세속적인 자유로울 수 있는 존재입니다. 견오가 연숙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연숙은 그런 견오를 나무랍니다.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해줘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귀머거리나 장님과 다를 것 없는 사람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은 정신적 장애인일 것입니다. 황당한 이야기를 많이 한 접여를 '초나라의 미치광이'라고 불렀지만, 접여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는 미치광이일지도.. 2023. 12. 11.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2] 이름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언서지망(偃鼠之望)] 이 장 요 임금과 허유가 주인공입니다. 요임금은 허유를 태양과 단비 같은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허유가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허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꾸합니다. 뱁새가 집을 짓는 데는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생쥐가 황하의 물을 마셔도 배만 채우면 그만이다. 뱁새나 생쥐 같은 존재인 자신은 천하 같은 큰 물건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堯讓天下於許由, 曰: "日月出矣, 而爝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夫子立, 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요 임금이(堯) 천하를(天下) 허유에게 양보하여 말하길(讓於許由, 曰): "해와 달이(日月) 나왔는데도(出矣, 而) 횃불이 꺼지지 않는다면(爝不息), 그것이(其) 빛나는 것이(於光也), 또한 .. 2023. 12. 11.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1]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산다[북명유어(北冥有魚)] 장자는 거대한 물고기와 거대한 새에 대한 이야기로 소요유 편을 시작한다. 계속해서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대비하면서 각자의 경지를 말한다. 장자의 결론은 세속에 물든 자잘한 사람은 세속을 벗어난 거대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飛, 其翼若垂天之雲. 是鳥也, 海運則將徙於南冥. 南冥者, 天池也. 북쪽 검은 바다에(北冥) 물고기가 있는데(有魚), 그 이름이(其名) 곤이다(爲鯤). 곤의 크기가(鯤之大),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也). 변해서(化而) 새가 되는데(爲鳥), 그 이름이(其名) 붕이다(爲鵬). 붕의 등은(鵬之背),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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