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제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조주의 발우 씻기 / 세발우거(洗缽盂去)
趙州因僧問, 某甲乍入叢林, 乞師指示. 州云, 喫粥了也未. 僧云, 喫粥了也. 州云, 洗缽盂去. 其僧有省. 조주가(趙州) 한 승려가(僧), 저는(某甲) 막(乍) 총림에 들어왔으니(入叢林), 스승의 가르침을 구합니다(乞師指示)라고 질문한(問) 것에 따라서(因). 조주가 말하길(州云), 죽은 먹었는가(喫粥了也未)라고 했다. 승이 말하길(僧云), 죽은 먹었습니다(喫粥了也)라고 했다. 조주가 말하길(州云), 발우를 씻거라(洗缽盂去)라고 했다. 그 승에게(其僧) 깨달음이 있었다(有省). * 某甲: '나'라는 일인칭 대명사의 겸칭 * 乍(사): '막 ~하고 난 뒤'라는 뜻을 가진 접속사다. * 叢林(총림): '잡목이 우거진 수풀'이란 뜻으로 수풀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 수행하는 도량을 뜻한다. * 了也未: '了'는 동사..
2024. 2. 10.
[무문관(無門關) 제6칙 세존염화(世尊拈花)] 세존께서 꽃을 들다
世尊昔在靈山會上(세존석재영산회상), 拈花示眾(염화시중). 是時眾皆默然(시시중개묵연). 惟迦葉尊者(유가섭존자), 破顏微笑(파안미소). 世尊云(세존운), 吾有正法眼藏(오유정법안장), 涅槃妙心(열반묘심), 實相無相(실상무상), 微妙法門(미묘법문), 不立文字(불립문자), 教外別傳(교외별전), 付囑摩訶迦葉(부촉마하가섭). 세존께서(世尊) 옛날(昔) 영산회상에서(在靈山會上),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였다(拈花示眾). 이때(是時) 대중이 모두 말없이 있었다(眾皆默然). 오직(惟) 가섭존자가(迦葉尊者), 미소를 지었다(破顏微笑). 세존이 말하길(世尊云), 나에게(吾) 지혜의 눈으로 깨달은 비밀의 법(正法眼藏),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마음(涅槃妙心), 실상은 본래 상이 없다는(實相無相), 미묘한 법문이 있으니( 有微妙法..
2024. 2. 10.
[무문관(無門關) 제5칙 향엄상수(香嚴上樹)] 향엄이 나무에 오르네
香嚴和尚云, 如人上樹(여인상수), 口啣樹枝(구함수지), 手不攀枝(수불반지), 腳不踏樹(각불답수), 樹下有人(수하유인), 問西來意(문서래의). 不對即違他所問(부대즉위타소문), 若對又喪身失命(약대우상신실명), 正恁麼時(정임마시), 作麼生對(작마생대). 향엄화상이 말하길(香嚴和尚云), 사람이(人) 나무에 올라(上樹), 입은(口) 나뭇가지를 물고(啣樹枝), 손은(手) 나뭇가지를 잡지 않고(不攀枝), 발은(腳) 나뭇가지를 딛지 않고(不踏樹), 나무 아래에(樹下) 한 사람이 있어(有人), 서쪽에서 온 뜻을(西來意) 묻는 것과 같다(如問). 대답하지 않는다면(不對即) 묻는 것에 어긋나고(違他所問), 만약(若) 대답한다면(對) 또(又) 몸을 잃고 목숨을 잃을 것이니(喪身失命), 바로(正) 이런 때는(恁麼時), 어떻게(..
2024. 2. 9.
[무문관(無門關) 제4칙 호자무발(胡子無鬚)] 달마는 왜 수염이 없는가?
或庵曰, 西天胡子, 因甚無鬚. (혹암왈 서천호자 인심무발) 혹암이 말하길(或庵曰), 서천의 오랑캐는(西天胡子), 어째서(因甚) 수염이 없는가(無鬚)라고 했다. * 西天은 중국 사람들이 인도를 가리키는 말이고 '西天胡子'는 달마나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여기서는 달마를 말했다. * 因甚은 ' 因甚麼'라고 쓰고 '왜, , 어째서'란 뜻을 가진 구어체 의문부사다. 【無門曰】 參須實參, 悟須實悟. 者箇胡子, 直須親見一回始得, 說親見, 早成兩箇. 【無門曰】 참구 하려면(參) 모름지기(須) 진실하게 참해야 하고(實參), 깨달으려면(悟) 모름지기(須) 진실하게 깨달아야 한다(實悟). 이(者箇) 오랑캐는(胡子), 한 번은(一回) 직접 만나봐야 하지만(直須親見始得), 만약(說) 직접 만난다면(親見), 벌서(早) 둘이 되어..
2024. 2. 9.
[무문관(無門關) 제3칙 구지수지(俱胝竪指)] 구지가 손가락을 세우다
俱胝和尚, 凡有詰問, 唯舉一指. (구지화상 범유힐문 유거일지) 구지 화상은(俱胝和尚), 모든 질문에 대해(凡有詰問), 오직(唯)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舉一指). * 凡有: '凡'은 '대개'의 뜻이지만 여기서는 '凡有'가 숙어처럼 쓰였고 '모든 종류의 질문이 있으면'이란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 詰問(힐문): 따져 물음 後有童子, 因外人問, 和尚說何法要, 童子亦豎指頭. 나중에(後) 동자가 있었는데(有童子), 바깥사람이(外人), 화상이(和尚) 어떤 법을(何法要) 말하시는가(說)라고 물으니(問) 이에 따라(因), 동자도(童子) 또한(亦)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豎指頭). * 法要(법요): 부처의 가르침에 있어서 요긴(要緊)하고 주요(主要)한 점(點). * 因은 원인을 나타내는 접속사다. 胝聞, 遂以刃斷其指, ..
2024. 2. 9.
[무문관(無門關) 제2칙 백장야호(百丈野狐)] 백장과 들여우 / 누가 죄를 지었는가?
百丈和尚凡參次(백장화상상범참차), 有一老人(유일노인), 常隨眾聽法(상수중청법), 眾人退老人亦退(중인최노인역퇴), 忽一日不退(홀일일불퇴), 師遂問(사수문). 백장화상이(百丈和尚) 설법할 때마다(凡參次), 한 노인이 있어(有一老人), 늘(常) 대중을 따라(隨眾) 설법을 들었는데(聽法), 대중이 물러가면(眾人退) 노인도 또한(老人亦) 물러갔는데(退), 그런데(忽) 어느 날(一日) 물러가지 않았다.(不退). * 凡參: 凡은 보통 '대개'라고 해석하지만, 뒤에 '常'과 어울려 대개 보다는 '모든'으로 해석한다. 參은 학인이 스승을 뵙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는 스승이 법당에 나와 설법문답하는 집회를 뜻한다. * 忽: 忽은 '생각지도 않게'라는 뜻으로 적당하게 번역할 수 있다. 師遂問, 面前立者復是何人. 老人云, 諾某..
2024. 2. 9.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 3-2] 포정의 신들린 소 해체술과 도의 관계 / 포정해우(庖丁解牛)
신분에 따라 차별이 심하던 시대에, 백정이 임금에게 도(道)를 논한다는 것은 역시나 장자의 우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아주 심각하면서도 난해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포정은 소를 잡을 때, 소의 드러난 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겉모습 너머의 소의 내면까지 본다. 소의 내면을 보는 것을 소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이라고 본다면 이것은 고급 기술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포정이 말하는 내면은 소를 ‘신(神)’으로 보는 것이고, 소를 잡을 때는 기술이 아니라 도를 좋아한다고 했다. 도대체 기술 이상의 도는 무엇인가? 庖丁爲文惠君解牛. 手之所觸, 肩之所倚, 足之所履, 膝之所踦, 砉然嚮然, 奏刀騞然, 莫不中音. 合於桑林之舞, 乃中經首之會. (포정위문혜군해우 수지소촉 견지소의 족지소리 슬지..
2024. 1. 13.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2]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 유무상생 난이상성(有無相生 難易相成)
노자는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이 사실은 추하고 선하지 않다고 말한다. 왕필은 이것을 마음의 작용이라고 풀이한다. 아까는 좋다가 지금은 싫어지는 것,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불선은 모두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높은 것과 낮은 것, 긴 것과 짧은 것은 모두 짝이 되어야만 존재한다. 이것이 모두 마음의 장난이니 자연에 맡겨야 한다. 2.1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오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유무상생 낭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2.1 천하가(天下) 모두(皆) 아름다운 것을(美之) 아름답게 여길줄 알지만(知爲美), 이것은 추한 것이다(斯惡已). 모두(皆) 선한..
2024.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