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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문관(無門關)

[무문관(無門關) 제2칙 백장야호(百丈野狐)] 백장과 들여우 / 누가 죄를 지었는가?

by चक्रम्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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百丈和尚凡參次(백장화상상범참차), 有一老人(유일노인), 常隨眾聽法(상수중청법), 眾人退老人亦退(중인최노인역퇴), 忽一日不退(홀일일불퇴), 師遂問(사수문).

백장화상이(百丈和尚) 설법할 때마다(凡參次), 한 노인이 있어(有一老人), 늘(常) 대중을 따라(隨眾) 설법을 들었는데(聽法), 대중이 물러가면(眾人退) 노인도 또한(老人亦) 물러갔는데(退), 그런데(忽) 어느 날(一日) 물러가지 않았다.(不退).

 

* 凡參: 凡은 보통 '대개'라고 해석하지만, 뒤에 '常'과 어울려 대개 보다는 '모든'으로 해석한다. 參은 학인이 스승을 뵙는 것을 말하고 여기서는 스승이 법당에 나와 설법문답하는 집회를 뜻한다. 

* 忽: 忽은 '생각지도 않게'라는 뜻으로 적당하게 번역할 수 있다. 

 

師遂問, 面前立者復是何人. 老人云, 諾某甲非人也. 於過去迦葉佛時, 曾住此山. 因學人問, 大修行底人, 還落因果也無. 某甲對云, 不落因果, 五百生墮野狐身. 今請和尚, 代一轉語, 貴脫野狐.

스님이 마침내 묻기를(師遂問), 앞에 서 있는 사람은(面前立者) 대체(復) 어떤 사람인가(是何人). 노인이 말하길(老人云), 예(諾) 저는(某甲) 사람이 아닙니다(非人也). 옛날(於過去) 가섭불이 시대에(迦葉佛時), 일찍이(曾) 이 산에 왔습니다(住此山). 학인이(學人), 크게 수행한 사람도(大修行底人), 또한(還) 인과에 떨어집니까(落因果也無)하고 묻기에(問), 제가 대답하기를(某甲對云),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라고 해서, 오백 번을(五百生) 들여우의 몸에 떨어졌습니다(墮野狐身). 지금(今) 화상에게 청하니(請和尚), 일전어를 대신하시어(代一轉語), 여우의 몸을 벗기를(脫野狐) 바랍니다(貴).

 

* 復是何人: '復'는 '대체' 정도의 뜻이고 ' 是'는 현대 중국어와 같은 계사로 'A是B(A는 B이다)'의 용법으로 쓴 것이다. 

* 某甲: '나는'이라는 1인칭 대명사의 겸칭이다. 

* 修行底人: ' 底'는 ' 修行'과 '人'을 이어주는 조사로 고어의 '之'와 같다. 

* 落因果也無: '也無'는 고어의 '乎'와 같고 의문을 나타내믄 문말 조사다. 일부러 '~인가 아닌가'라고 해석할 필요는 없다. 

* 一轉語는 미혹에 빠진 사람을 깨닫게 하는 힘을 가진 말이란 뜻이다. 

 

遂問, 大修行底人, 還落因果也無. 師云, 不昧因果. 老人於言下大悟, 作禮云, 某甲已脫野狐身, 住在山後, 敢告和尚, 乞依亡僧事例.

그리고 묻기를(遂問), 크게 수행한 사람도(大修行底人), 또한(還) 인과에 떨어집니까(落因果也無)하고 물었다. 화상이 말하길(師云), 인과에 어두워지지 않는다(不昧因果)라고 했다. 노인이(老人) 말끝에(於言下) 크게 깨닫고(大悟), 일어나 예를 갖추며 말하길(作禮云), 제가(某甲) 이미(已) 들여우의 몸을 벗고(脫野狐身), 가서(住) 산 뒤에 있을 것이니(在山後), 감히(敢) 화상에게 고하니(告和尚), 죽은 승려의 예에 따르길 부탁드립니다( 乞依亡僧事例)라고 했다..

 

* 言下(언하): (언하에로 활용하여)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 乞(걸): 부탁하다는 뜻의 동사로 쓰였다.

 

師令維那白槌告眾, 食後送亡僧. 大眾言議, 一眾皆安, 涅槃堂又無人病, 何故如是. 食後只見師領眾, 至山後巖下, 以杖挑出一死野狐, 乃依火葬.

화상이(師) 유나로 하여금(令維那) 나무판을 두들겨(白槌) 대중에게(眾), 공양 후에(食後) 죽은 승려의 장례가 있다고(送亡僧) 알렸다(告). 대중이 말하여 의논하길(大眾言議), 대중이(一眾) 모두 편안하고(皆安), 열반당에도(涅槃堂) 도한(又) 병든 사람이 없는데(無人病), 무슨 까닭으로(何故) 그러시는가(如是)라고 했다. 식후에( 食後) 다만(只) 화상이 무리를 이끌고(師領眾), 산 뒤 암굴에 이르러(至山後巖下), 지팡이로(以杖) 한 마리 죽은 여우를 끌어내(挑出一死野狐), 이에(乃) 화장을 하도록 했다(依火葬).

 

* 維那(유나): 재()를 올릴 때 의식(儀式) 절차(節次)를 지휘(指揮)하는 사람, 선원에서 산중의 기강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

* 槌(백추): 무언가를 보고할 때 나무 방망이로 나무판을 두들겨 대중의 주의를 환기하는 것, 白은 '알리다'라는 뜻이다.

* 見師領眾: 見은 '만나다, 이런 경우를 당하다'라는 뜻으로 앞의 眾이 주어가 된다. 

 

師至晚上堂, 舉前因緣, 黃蘗便問, 古人錯祇對一轉語, 墮五百生野狐身, 轉轉不錯, 合作箇甚麼. 師云, 近前來與伊道. 黃蘗遂近前, 與師一掌. 師拍手笑云, 將謂胡鬚赤, 更有赤鬚胡.

화상이(師) 저녁에(至晚) 법상에 올라(上堂), 앞의 인연을 거론하자(舉前因緣), 황벽이(黃蘗) 바로 묻기를(便問), 고인(여우 노인)이(古人) 한마디를 잘못 대답해서(錯祇對一轉語), 오백생의 여우 몸에 떨어졌는데(墮五百生野狐身), 한마디 한마디가(轉轉) 틀리지 않았다면(不錯), 그야말로(合) 도대체 무엇이 되었을까요(作箇甚麼). 화상이 말하길(師云), 가까이 오면(近前來) 너를 위해 말해주마(與伊道). 황벽이(黃蘗) 마침내(遂) 앞으로 다가가서(近前), 스승에게(與師) 따귀를 때렸다(一掌). 스승이(師) 손뼉을 치고(拍手) 웃으며 말하길(笑云), 오랑캐(달마)의 수염만 붉다고 하려 했는데(將謂胡鬚赤), 오히려(更) 붉은 수염을 가진 오랑캐(달마)가 있구나(有赤鬚胡).

 

* 便問: 便은 '곧, 금새'라는 뜻이다.

* 祇對: '답하다, 대꾸하다'란 뜻의 동사이고, 祇는 거의 접두사에 가깝다. 

* 合作箇甚麼: 箇는 다음에 나오는 甚麼를 강조하는 말로 '도대체' 정도의 뜻이다. 甚麼는 '무엇'이란 뜻의 당송 시대구어다. 合은 '그야말로 ~할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한다' 정도의 뜻으로 인정을 나타낸다. 

* 近前來: '가까이 오너라'라는 명령문이다. 

* 與伊道: 與는 '~에게, ~와, ~을 위하여'라는 뜻이다. 伊는 '彼'와 같은 뜻으로 '이, 저'라는 뜻이고, 道는 '말하다'라는 동사다. 

* 將謂 ~更有: '~라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가 있었는가'라고 해석할 수 있다.

 

【無門曰】不落因果, 為甚墮野狐, 不昧因果, 為甚脫野狐. 若向者裏著得一隻眼, 便知得前百丈贏得風流五百生.

【無門曰】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는, 어째서(為甚) 들여우로 떨어지고(墮野狐), 인과에 어둡지 않다는 것은(不昧因果), 어째서(為甚) 들여우를 벗어났는가(脫野狐). 만약(若) 여기서(向者裏) 두 눈으로 주시할 수 있다면(著得一隻眼), 바로(便) 전백장이(前百丈) 풍류적인 5백생을(風流五百生) 얻었음을 알 수 있다(知得贏得).

 

* 為甚: ' 為甚麼는 '왜, 어째서'라는 뜻의 구어다. 

* 者裏(향자리): '向'은 '~에 있어서'란 뜻이고 '者裏'는 '這裡'라고도 쓰며 '여기'란 뜻의 구어다. 

* 著得: '눈으로 주시한다'는 뜻이고 '得'은 가능의 조동사로 쓰였다. 

* 贏得(영득): 남긴 이득.

 

【頌曰】不落不昧, 兩采一賽. 不昧不落, 千錯萬錯.

【頌曰】불락과 불매는(不落不昧), 한 번 내기로 두 번 이겼네(兩采一賽). 불매와 불락도(不昧不落), 천 번 틀리고(千錯) 만 번 어긋났구나(萬錯).

 

* 兩采一賽: '采'는 주사위 눈금을 말하고, '賽' 주사위를 던지는 내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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