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2]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 유무상생 난이상성(有無相生 難易相成)

by चक्रम् 2024. 1. 7.
반응형

노자는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이 사실은 추하고 선하지 않다고 말한다. 왕필은 이것을 마음의 작용이라고 풀이한다. 아까는 좋다가 지금은 싫어지는 것,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불선은 모두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높은 것과 낮은 것, 긴 것과 짧은 것은 모두 짝이 되어야만 존재한다. 이것이 모두 마음의 장난이니 자연에 맡겨야 한다.

 

2.1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오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유무상생 낭이상성 장단상교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2.1 천하가(天下) 모두(皆) 아름다운 것을(美之) 아름답게 여길줄 알지만(爲美), 이것은 추한 것이다(斯惡已). 모두(皆) 선한 것을(善之) 선하게 여길 줄 아는데(爲善), 이것은 선하지 않은 것이다(斯不善已). 그러므로(故) 있음과 없음이(有無) 서로 낳고(相生), 어려움과 쉬움이(難易) 서로 이루어주고(相成), 길고 짧음이(長短) 서로 비교되고(相較), 높고 낮음이(高下) 서로 기울어지고(相傾), 음악소리와 노랫소리가(音聲) 서로 어우러지고(相和), 전후가 서로 따르다(前後相隨). 

 

美者, 人心之所樂進也;惡者, 人心之所惡疾也. 美惡, 猶喜怒也;善不善, 猶是非也. 喜怒同根, 是非同門, 故不可得偏舉也, 此六者皆陳自然不可偏舉之明數也.

아름다움이란(美者), 사람의 마음이(人心之) 즐거워하고 나아가는 것이고(所樂進也); 추함이란(惡者), 사람의 마음이(人心之) 싫어하는 것이다(所惡疾也). 아름다움과 추함은(美惡), 기쁨과 분노와 같고(猶喜怒也); 선과 불선은(善不善), 옳고 그름과 같다(猶是非也). 기쁨과 분노는(喜怒) 같은 뿌리이고(同根), 옳고 그름은(是非) 같은 문에서 나왔고(同門), 그러므로(故) 하나를 들어 <말할> 수 없으니(不可得偏舉也), 이(此) 여섯 가지는 모두(六者皆) 자연스러움을 늘어놓아(陳自然) 하나만 들어(偏舉之)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不可明數也).

 

2.2. 是以聖人處無爲之事, (시이성인허무위지사)

2.2. 이 때문에(是以) 성인은(聖人) 무위의 일에 머물고(處無爲之事),

 

自然已足, 爲則敗也.

자연스럽게(自然) 이미 충분하니(已足), <거슬러> 하려고 하면(爲則) 실패한다(敗也).

 

* 왕필은 自然을 주로 “자연스러움에 맡김[任自然]”(注5.1), “자연스러움을 본받음[法自然]”(注25.12), “자연스러움을 해침[傷自然]”(注12.1)과 같은 방식으로 언급하는데, 이는 따르고 맡겨야 할 것으로 이를 어기면 해를 입고 상하게 된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점을 참고하면 ‘爲’를 통상 우리말 번역에서 ‘억지로 하다’ 혹은 ‘인위적으로 하다’는 투의 번역보다 “〈자연스러움에 거슬러서〉 하다.”의 뜻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 낫게 보인다.

 

2.3 行不言之教; (행불언지교)

2.3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不言之教) 행하여(行);

 

智慧自備, 爲則僞也.

지혜가(智慧) 저절로 갖추어졌으므로(自備), 하려고 하면(爲則) 거짓이다(僞也).

 

2.4 萬物作焉而不辭[爲始], 生而不有, 爲而不恃, 智慧自備, 爲則偽也. 功成而弗居. 因物而用, 功自彼成, 故不居也.

2.4  만물이(萬物) 일어나더라도(作焉而) 시작으로 삼지 않고(不辭[爲始]), 생겨나도(生而) 가지지 않고(不有), 하더라도(爲而) 자부하지 않고(不恃), 공이 이루어져도(功成而) 차지하지 않는다(弗居).

 

因物而用, 功自彼成, 故不居也.

만물을 따라(因物而) 쓰고(用), 공이(功) 저것(만물)으로부터(自彼) 이루어지고(成), 그러므로(故) 차지하지 않는다(不居也).

* 功成而(弗)[不]居: 저본에는 ‘不’이 ‘弗’로 되어 있으나, 아래 注文에는 ‘不’로 되어 있으니 이에 따른다. 王弼에 따르면 功이 이루어지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되는 것이므로 그 공을 자기의 것으로 삼지 않는다는 뜻이다.

 

2.5 夫唯弗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2.5 대저(夫) 오로지(唯) 차지하지 않고(弗居), 이 때문에(是以) 없어지지 않는다(不去).

 

使功在己, 則功不可久也. 

공이 자기에게 있도록 하면(使功在己, 則) 공이(功) 오래 가지 않는다(不可久也).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