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2-3] 경계를 지우면 비로소 넓어진다 [비피무아(非彼無我)]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은 서로 통하고, 이것과 저것이 기대어 서로를 드러내고 밝힌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고, 태어남이 없으면 죽음도 없고, 죽음이 없으면 태어남도 없다. 모든 구별은 상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고 존재할 가치가 있으니 모두 평등한 것이다. 非彼無我, 非我無所取. 是亦近矣, 而不知所爲使. 若有眞宰, 而特不得其眹. 可行已信. 而不見其形, 有情而無形. 저것이 없으면(非彼) 내가 없고(無我), 내가 없으면(非我) 취할 것이 없다(無所取). 이것도 또한(是亦) 가깝지만(近矣, 而) 그렇게 만드는 것을(所爲使) 알지 못한다(不知). 참다운 주재자가(眞宰) 있는 듯 하지만(若有, 而) 단지(特) 그 조짐을 알 수 없다(不得其眹). 행할 수 있음은(可行..
2023. 12. 16.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2] 이름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언서지망(偃鼠之望)]
이 장 요 임금과 허유가 주인공입니다. 요임금은 허유를 태양과 단비 같은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허유가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허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꾸합니다. 뱁새가 집을 짓는 데는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생쥐가 황하의 물을 마셔도 배만 채우면 그만이다. 뱁새나 생쥐 같은 존재인 자신은 천하 같은 큰 물건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堯讓天下於許由, 曰: "日月出矣, 而爝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夫子立, 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요 임금이(堯) 천하를(天下) 허유에게 양보하여 말하길(讓於許由, 曰): "해와 달이(日月) 나왔는데도(出矣, 而) 횃불이 꺼지지 않는다면(爝不息), 그것이(其) 빛나는 것이(於光也), 또한 ..
2023. 12. 11.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1]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산다[북명유어(北冥有魚)]
장자는 거대한 물고기와 거대한 새에 대한 이야기로 소요유 편을 시작한다. 계속해서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대비하면서 각자의 경지를 말한다. 장자의 결론은 세속에 물든 자잘한 사람은 세속을 벗어난 거대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飛, 其翼若垂天之雲. 是鳥也, 海運則將徙於南冥. 南冥者, 天池也. 북쪽 검은 바다에(北冥) 물고기가 있는데(有魚), 그 이름이(其名) 곤이다(爲鯤). 곤의 크기가(鯤之大),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也). 변해서(化而) 새가 되는데(爲鳥), 그 이름이(其名) 붕이다(爲鵬). 붕의 등은(鵬之背),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
2023.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