載營魄抱一, 能無離乎?(재영백포일 능무리호)
혼백을 싣고서(載營魄) 하나로 껴안아(抱一), 떠나지 않을 수 있는가(能無離乎)?
* 載營魄: 일반적으로 영백을 '하늘과 땅'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營'은 '운영한다, 영양을 공급한다'는 뜻으로 몸과 관련된 단어로 해석해야 하므로 이것도 '땅'과 관련된 개념이다. '땅의 형과 기를 한 몸에 싣고'라고 해석한다(김용옥). '혼백'이라고 해석한 것도 있는데 이것도 비슷한 맥락이지만 '사람'을 주체로 본 것이라고 생각된다(김학묵).
載, 猶處也. 營魄, 人之常居處也, 一人之真也. 言人能處常居之宅, 抱一清神, 能常無離乎, 則萬物自賓矣.
재는(載), 머무름과 같다(猶處也). 영백은(營魄), 사람이(人之) 늘(常) 머무는 곳이다(居處也), 한 사람의 참됨이다(一人之真也). 사람이(人) 늘 머무는 집에 있으면서(能處常居之宅), 하나를 껴안고(抱一) 신명을 맑게 해서(清神), 늘 떠나지 않을 수 있다면(能常無離乎, 則) 만물이 스스로 손님이 된다는(萬物自賓) 말이다(言矣).
專氣致柔, 能嬰兒乎?(전기치유 능영아호)
<자연지>기에 맡기고(專氣) 부드러움에 이르러서(致柔), 어린아이처럼 될 수 있는가(能嬰兒乎)?
專, 任也, 致極也, 言任自然之氣. 致, 至柔之和, 能若嬰兒之無所欲乎, 則物全而性得矣.
전은(專), 맡김이다(任也), 치는(致) 극진함이니(極也), 저절로 그런 기운에 맡긴다는 말이다(言任自然之氣). 치는(致), 부드러운 조화를 지극하게 해서(至柔之和), 어린아이가(嬰兒之) 하고자 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하면(能若無所欲乎, 則) 만물이 온전하고(物全而) 본성을 얻는다는 것이다(性得矣).
滌除玄覽, 能無疵乎?(척제현람 능무자호)
현묘한 거울을 깨끗이 씻어(滌除玄覽), 흠이 없도록 할 수 있는가(能無疵乎)?
* 滌除(척제): 깨끗이 씻어 없앰.
* 玄覽(현람): 사물(事物)의 진상(眞相)을 꿰뚫어 앎.
玄, 物之極也, 言能滌除邪飾, 至於極覽, 能不以物介其明, 疵之其神乎, 則終與玄同也.
현은(玄), 만물의 지극함이니(物之極也), 사악한 꾸밈을 없애고(能滌除邪飾), 지극한 바라봄에 이르면(至於極覽), 만물이(以物) 그 밝음을 가리고(介其明), 그 신령함을(其神) 흠집낼 수 없다면(能不疵之乎, 則) 끝내(終) 아득함과 더불어(與玄) 같아진다는(同) 말이다(言也).
愛國治民, 能無知乎?(애국치민 능무지호)
백성을 아끼고(愛國) 나라를 다스리는데(治民), 지혜로 하지 않을 수 있는가(能無知乎)?
任術以求成, 運數以求匿者, 智也. 玄覽無疵, 猶絕聖也. 治國無以智, 猶棄智也. 能無以智乎, 則民不辟而國治之也.
술수에 맡겨서(任術以) 성공을 구하고(求成), 운과 수순으로(運數以) 숨겨진 것을 구하는 것은(求匿者), 지혜다(智也). 현묘한 거울에(玄覽) 흠이 없는 것은(無疵), 성스러움을 끊는 것과 같다(猶絕聖也). 나라를 다스리는데(治國) 지혜를 쓰지 않는 것은(無以智), 지혜를 버리는 것과 같다(猶棄智也). 지혜를 쓰지 않을 수 있다면(能無以智乎, 則) 백성이(民) 피하지 않고(不辟而) 나라가 다스려진다(國治之也).
* 運數(운수): 이미 정(定)하여져 있어 인간(人間)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운(天運)과 기수(氣數).
天門開闔, 能爲雌乎?(천문개합 능위자호)
하늘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데(天門開闔), 암컷처럼 할 수 있는가(能爲雌乎)?
* 開闔(개합), 開閉(개폐): 열고 닫음.
天門, 天下之所從由也. 開闔, 治亂之際也, 或開或闔, 經通於天下, 故曰, 天門開闔也. 雌, 應而不倡, 因而不爲, 言天門開閡能爲雌乎, 則物自賓而處自安矣.
천문은(天門), 천하가(天下之) 나오는 곳이다(所從由也). 개합은(開闔), 다스려지고 혼란스러운 때이니(治亂之際也), 혹 열리고(或開) 혹 닫히면서(或闔), 천하에 두루 통하고(經通於天下),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천문개합이라고 했다(天門開闔也). 자는(雌), 응하지만(應而) 이끌지 않고(不倡), 따르지만(因而) 시행하지 않으니(不爲), 천문개합능위자호는(天門開閡能爲雌乎, 則) 만물은(物) 스스로 손님이 되고(自賓而) 머무는 것이 저절로 편안해진다는(處自安)는 말이다(言矣).
明白四達, 能無爲乎?(명백사달 능무위호)
분명하게(明白) 사방으로 통해서(四達), 함이 없도록 할 수 있는가(能無爲乎)?
言至明四達, 無迷無惑, 能無以爲乎, 則物化矣. 所謂道常無爲, 侯王若能守, 則萬物自化.
지극히 밝아서(言至明) 사방으로 통하고(四達), 미혹되지 않고(無迷無惑), 하지 않을 수 있다면(能無以爲乎, 則) 만물이 감화된다(物化矣). 이르바(所謂) 도는(道) 늘(常) 하는 것이 없고(無爲), 후왕이(侯王) 만약(若) <이것을> 지킬 수 있다면(能守, 則) 만물이 저절로 교화된다(萬物自化).
生之,(생지)
낳고(生之),
不塞其原也.
그 근원을 막지 않는다(不塞其原也).
畜之.(휵지)
기르다(畜之).
不禁其性也.
그 본성을 막지 않는다(不禁其性也).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생이불유 위이불시 장이부재 시위현덕)
낳았지만(生而) 소유하지 않고(不有), 하면서도(爲而) 기대지 않고(不恃), 길렀지만(長而) 주재하지 않으니(不宰), 이것을(是) 현덕이라고 한다(謂玄德).
不塞其原, 則物自生, 何功之有. 不禁其性, 則物自濟, 何爲之恃. 物自長足, 不吾宰成, 有德無主, 非玄如何. 凡言玄德, 皆有德而不知其主, 出乎幽冥.
그 근원을 막지 않으면(不塞其原, 則) 만물이 저절로 생겨나니(物自生), 어찌(何) 공이 있겠는가(功之有). 그 본성을 막지 않으면(不禁其性, 則) 만물이 저절로 가지런해지니(物自濟), 어찌(何) 기대는 것이 있겠는가(爲之恃). 만물이(物) 스스로(自) 자라서 풍족해지고(長足), 내가 주관해서 이루지 않았으니(不吾宰成), 덕은 있지만(有德) 주인이 없고(無主), 현묘함이 아니라면(非玄) 무엇이겠는가(如何). 무릇(凡) 현덕을 말한 것은(言玄德), 모두(皆) 덕이 있지만(有德而) 그 주관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不知其主), 그윽한 어둠에서 나온 것이다(出乎幽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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