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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2-2] 큰 지혜는 성글성글하고 작은 지혜는 꼼꼼하다 [대지한한 소지간간(大知閑閑 小知間間)]

by चक्रम् 202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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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 장의 큰 뜻을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은 여유 있고 너그럽지만 작은 지혜를 가진 사람은 언제나 따지고 남의 눈치를 본다'라고 해석한다. 즉, 대지(大知)와 소지(小知)를 좋은 것과 나쁜 것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赤塚忠의 경우, 이 篇에서 人知를 긍정적으로 파악하는 내용이 없다는 점을 들어 大知는 小知와 상대가 되는 개념으로 날마다 마음속에서 싸우는 일단(一端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大知를 ‘심하게 악독한 지혜’로 해석하고 閑閑도 사납다는 뜻[悍悍]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大知閑閑 小知閒閒’을 “인간의 악독한 지혜는 사납고, 잔 지혜는 남의 틈이나 엿본다 [覵覵].”라고 번역하여 ‘대지’와 ‘소지’를 모두 부정적인 의미로 이해하고 바로 뒤의 ‘大言炎炎 小言詹詹’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출처: 동양고전종합 DB)

 

大知閑閑, 小知閒閒. 大言炎炎, 小言詹詹. 其寐也魂交, 其覺也形開, 與接爲搆, 日以心鬪. 縵者, 窖者, 密者. 小恐惴惴, 大恐縵縵. 其發若機栝, 其司是非之謂也. 其留如詛盟, 其守勝之謂也. 其殺若秋冬, 以言其日消也. 其溺之所爲之, 不可使復之也. 其厭也緘, 以言其老洫也. 近死之心, 莫使復陽也. 喜怒哀樂, 慮嘆變慹, 姚佚啓態, 樂出虛, 蒸成菌. 日夜相代乎前, 而莫知其所萌. 已乎, 已乎! 旦暮得此, 其所由以生乎!

큰 지혜는(大知) 여유 있고 너그러우며(閑閑), 작은 지혜는(小知) 엿보고 살핀다(閒閒). 큰 말은(大言) 담당하고 담백하며(炎炎), 작은 말은(小言) 자잘하게 따진다(詹詹). 그 잠자리에서(其寐也) 혼이 뒤섞여 <끔을 꾸고>(魂交), 그 깨어서는(其覺也) 신체가 열려 <욕망을 받아들이고>(形開), 접하여(與接) 얽매이고(爲搆), 날마다(日以) 마음에서 싸운다(心鬪). 너그럽게 마음 쓰고(縵者), 깊이 마음 쓰고(窖者), 세밀하게 마음 쓴다(密者). 조금 두려우면(小恐) 깜짝 놀라고(惴惴), 크게 두려우면(大恐) 생기를 잃는다(縵縵). 그 드러나는 것이(其發) 화살을 쏜 것처럼 빠른 것은(若機栝), 그(其) 시비를 살피는 것을(司是非之) 말한다(謂也). 그 움직이지 않는 것이(其留) 맹세한 말처럼 하는 것은(如詛盟), 그(其) 승리를 지키려는 것을(守勝之) 말한다(謂也). 그 시드는 것이(其殺) 가을과 겨울 같은 것은(若秋冬), 그날로 소멸해 가는 것을(以其日消) 말한다(也). 그 빠진 것이(其溺之) 행한 것(결과)은(所爲之), 되돌릴 수 없다(不可使復之也). 그 빠져버림이(其厭也) <봉한 것처럼> 단단한 것은(緘), 그 늙어서 <욕심이> 넘치는 것을(以其老洫) 말한다(也). 죽음에 가까워진 마음은(近死之心), 무엇도(莫) 다시 살아나게 할 수 없다(使復陽也).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과(喜怒哀樂), 근심, 한탄, 변덕, 집착(慮嘆變慹), 가벼움, 방종, 욕심, 아첨은(姚佚啓態), 음악이(樂) 빈 곳에서 나오고(出虛), 습기가(蒸) 버섯을 기르는 것과 같다(成菌). 밤낮으로(日夜) 앞에서(乎前) 서로 번갈아 나오고(相代, 而) 누구도(莫) 그 나오는 곳을 알지 못한다(知其所萌). 그만두어라(已乎), 그만두어라(已乎)! 아침저녁으로(旦暮) 이런 것을 얻으니(저절로 생겨나니)(得此), 그(其) 말미암아서 생겨나는 것이 있구나(所由以生乎)!

 

* 閒閒(한한): 엿보고 살핌. 閒은 間, 覗, 覵, 瞯과 통한다. 모두 엿본다는 뜻이다. 成玄英은 시비를 分別하는 태도로, 朴世堂은 ‘분석하는 모양[分析之貌]’으로 풀이했다.

* 詹詹(첨): 쓸데없이 수다스러움. 成玄英은 ‘쓸데없이 말이 많은 태도[詞費]’로 풀이했고, 《釋文》에서 李頤는 ‘자잘하게 따지는 모양[小辯之貌]’으로 풀이했다.

* 其覺(교)也形開: 잠에서 깨어나면 신체가 욕망의 문을 열고 外物을 받아들임. 形은 形體, 곧 身體이다.

* 機栝은 쇠뇌의 오늬(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에어 낸 부분)로 여기서는 모질게 튀어나가는 모습을 나타낸다.

* 其溺之所爲之: 빠져 버린 행위가 이룬 결과. 溺은 절대적이고 항구적인 道의 세계를 망각하고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세속적 가치에 빠져 버린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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