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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2-4] 말은 소리가 아니고 의도가 있는 것이다 [언비취야 언자유언(言非吹也 言者有言)]

by चक्रम् 202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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夫言非吹也, 言者有言, 其所言者特未定也. 果有言邪? 其未嘗有言邪? 其以爲異於鷇音, 亦有辯乎, 其無辯乎?

무릇(夫) 말은(言) 불어내는 소리가 아니고(非吹也), 말에는(言者) 말하려는 <의도가> 있으니(有言), 그(其) 말하려는 것이(所言者) 유독(特) 정해지지 않았다면(未定也), 과연(果) 말이 있는 것인가(有言邪)? 아니면(其) 일찍이(嘗) 말이 있지 않은 것인가(有言邪)?  그것이(其) 알 깨고 나온 새소리와(於鷇音) 다른 것으로 생각되지만(以爲異), 또한(亦) 구별이 있는가(有辯乎), 아니면(其) 구별이 없는가(無辯乎)?

 

道惡乎隱而有眞僞? 言惡乎隱而有是非? 道惡乎往而不存? 言惡乎存而不可? 道隱於小成, 言隱於榮華. 故有儒墨之是非,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 欲是其所非而非其所是, 則莫若以明.

도는(道) 어디에(惡) 숨었기에(隱而) 참과 거짓이 있는가(有眞僞)? 말은(言) 어디(惡乎) 숨었기에(隱而) 옳고 그름이 있는가(有是非)? 도가(道) 어디로(惡乎) 갔기에(往而) 있지 않은가(不存)? 말이(言) 어디에(惡乎) 있기에(存而) 옳지 않은가(不可)? 도가(道) 작은 성취에 숨고(隱於小成), 도가(言) 화려함에 숨는다(隱於榮華). 그러므로(故) 유가와 묵가의(儒墨之) 시비가 있고(是非), 이 때문에(以) 그 그르다고 하는 것을(其所非) 옳다고 하고(而) 그 옳다고 하는 것을(其所是) 그르다고 한다(非). 그 그르다고 하는 것을(其所非) 옳다고 하고(而) 그 옳다고 하는 것을(其所是) 그르다고(非) 하고 싶다면(則) 밝음으로 하는 것보다(以明) 더 좋은 것이 없다(莫若).

 

*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 그들이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 하고, 그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그르다 함. 其所非는 상대학파가 그르다고 하는 것을 말함이고 其所是는 상대학파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을 지칭한다.

* 莫若以明: 明晳한 認識(明)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 없음. 韓元震은 莫若以明 한 구절은 이 편의 관건이 되는 말이라고 지적하고, “도를 마땅히 밝혀야 함을 말한 것이다[言道之當明].”로 풀이했고, 朴世堂은 “천리의 밝음으로 비추어 보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다[莫若照之以天理之明].”는 뜻으로 풀이했다.

 

物無非彼, 物無非是. 自彼則不見, 自是則知之. 故曰彼出於是, 是亦因彼. 彼是方生之說也, 雖然, 方生方死, 方死方生. 方可方不可.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以聖人不由, 而照之於天, 亦因是也.

만물에는(物) 저것 아닌 것이 없고(無非彼), 만물에는(物) 이것 아닌 것이 없다(無非是). 저것으로부터 <보면>(自彼則) 볼 수 없고(不見), 이것으로부터 <보면>(自是則) 알 수 없다(知之). 그러므로(故) 저것은(彼) 이것에서 나오고(出於是), 이것도(是) 또한 저것에서 기인한다고(亦因彼) 말한다(曰). 저것과 이것이(彼是) 함께 생긴다는(方生之) 설이고(說也), 그렇지만(雖然), 함께 생기고(方生) 함께 죽고(方死), 함께 죽고(方死) 함께 산다(方生). 함께 옳고(方可) 함께 옳지 않다(方不可). 옳음에 따르고(因是) 그름에 따르고(因非), 그름에 따르고(因非) 옳음에 따르다(因是). 이 때문에(是以) 성인은(聖人) 따르지 않고(不由, 而) 하늘에 비추는데(照之於天), 또한(亦) <절대적인> 옳음에 따르다(因是也).

 

*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에 따르고 非에 따르며, 非에 따르고 是에 따름. 상호의존적으로 是非가 생긴다는 뜻.

* 照之於天 亦因是也: 하늘에 비추어 보니 이 또한 是에 말미암는 것이다. 곧 자연의 도에 비추어 시비를 판단하므로 이 또한 절대의 是에 말미암는 것이라는 뜻. 그러므로 因是는 상대적인 是를 초월하여 절대의 是에 말미암는다는 뜻으로 자연 그대로 맡긴다는 의미이다.

 

是亦彼也, 彼亦是也. 彼亦一是非, 此亦一是非. 果且有彼是乎哉? 果且無彼是乎哉? 彼是莫得其偶, 謂之道樞. 樞始得其環中, 以應無窮. 是亦一無窮, 非亦一無窮也. 故曰莫若以明.

이것이(是) 또(亦) 저것이고(彼也), 저것이(彼) 또(亦) 이것이다(是也). 저것도(彼) 또한(亦) 하나의 참과 거짓이고(一是非), 이것도(此) 또한(亦) 하나의 참과 거짓이다(一是非). 과연(果) 또한(且) 저것과 이것이 있는 것인가(有彼是乎哉)? 과연 또한(果且) 저것과 이것이 없는 것인가(無彼是乎哉)? 저것과 이것이(彼是) 무엇도 그 짝이 되지 못하는 것을(莫得其偶), 도의 지도리라고 한다(謂之道樞). 지도리가(樞) 비로소(始) 그 고리의 중심을 얻어서(得其環中, 以) 호응하는데(應) 끝이 없다(無窮). 참도 또한(是亦) 하나의 무궁함이고(一無窮), 거짓도 또한(非亦) 하나의 무궁함이다(一無窮也). 그러므로(故) 명으로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했다(曰莫若以明).

 

* 樞始得其環中 以應無窮: 지도리가 비로소 환중(環中)을 얻게 되면 무궁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음. 지도리는 문을 여닫는 중심 축(軸)이다. 環中은 지도리의 빈 구멍이다. 곧 지도리가 고리의 구멍을 얻게 되면 절대적인 ‘一’의 경지가 되어 무궁하게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현상계에 自由自在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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