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上, 下知有之,(태상 하지유지)
최고의 통지자는(大上), 아랫사람들이(下) 있다는 것만 알고(知有之),
* 太上: 보통 이 구절은 ‘가장 훌륭한 군주는’ 혹은 ‘가장 좋은 다스림은’이라고 풀이하는데, 王弼은 《周易》의 大人이 天下를 다스릴 때를 가리키는 말로 풀이했다.
大上, 謂大人也. 大人在上, 故曰大上. 大人在上, 居無爲之事, 行不言之教, 萬物作焉而不爲始, 故下知有之而已, 言從上也.
태상은(大上), 대인을 말한다(謂大人也). 대인은(大人) 윗자리에 있고(在上), 그러므로(故) 태상이라고 한다(曰大上). 대인이(大人) 윗자리에 있지만(在上), 머물면서도(居) 일을 하는 것이 없고(無爲之事),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하고(行不言之教), 만물이 거기에서 만들어지지만(萬物作焉而) 시작한 것이 아니고(不爲始), 그러므로(故) 아랫사람들은(下) 있다는 것만 알 뿐이니(知有之而已), 윗사람을 따르다는 말이다(言從上也).
其次親而譽之,(기차친이예지)
그다음은(其次) 친하게 여기고(親而) 찬양하도록 만들고(譽之),
不能以無爲居事, 不言爲教, 立善行施, 使下得親而譽之也.
하지 않음으로(以無爲) 일에 머물 수 없고(不能居事), 말하지 않는 것으로(不言) 가르칠 수 없고(爲教), 선을 세우고(立善) 베품을 행해서(行施), 아랫사람들로 하여금(使下) 친하게 여기고(得親而) 칭찬하게 할 수 있다(譽之也).
其次畏之,(기차외지)
그다음은(其次) 두렵게 여기도록 만들고(畏之),
不能復以恩仁令物, 而賴威權也.
다시(復) 은혜와 인자함으로(以恩仁) 만물을 부릴 수 없어서(不能令物, 而) 위엄과 권세에 의지한다(賴威權也).
其次侮之.(기차모지)
그다음은(其次) 조롱하도록 만든다(侮之).
법으로(法以) 백성을 바르게 다스릴 수 없어서(不能正齊民, 而) 잔꾀로 나라를 다스리니(以智治國), 아랫사람들이(下) 피할줄만 알아서(知避之), 그 령을 따르지 않고(其令不從),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조롱한다고 했다(侮之也).
信不足焉, 有不信焉.(신부족언 유불신언)
믿음이 부족하니(信不足焉), 불신이 있다(有不信焉).
夫御體失性則疾病生, 輔物失真則疵釁作. 信不足焉, 則有不信, 此自然之道也. 已處不足, 非智之所齊也.
무릇(夫) 몸을 다스리는데(御體) 본성을 잃으면(失性則) 질병이 생기고(疾病生), 만물을 돕는데(輔物) 참됨을 잃으면(失真則) 종기가 생긴다(疵釁作). 믿음이 부족하면(信不足焉, ) 불신이 있고(則有不信), 이것은(此) 스스로 그러한 도다(自然之道也). 이미(已) 처한 것이 부족하니(處不足), 지혜가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非智之所齊也).
悠兮其貴言,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유예기귀언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그윽하게도(悠兮) 말을 귀하게 여겨(其貴言), 공이 이루어지고(功成) 일이 완수되어도(事遂), 백성은 모두(百姓皆) 내가 스스로 그러했다고 말한다(謂我自然).
自然, 其端兆不可得而見也, 其意趣不可得而覩也, 無物可以易其言, 言必有應, 故曰, 悠兮其貴言也. 居無爲之事, 行不言之教, 不以形立物, 故功成事遂, 而百姓不知其所以然也.
스스로 그러한 것은(自然), 그 단서가(其端兆) 보이지 않고(不可得而見也), 그 뜻이 가는 것이(其意趣) 보이지 않으며(不可得而覩也), 물이(物) 그 말을 바꿀 수 없지만(無可以易其言), 말에(言) 반드시(必) 응답하는 것이 있고(有應),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그윽하구나(悠兮) 그 말이 귀하다(其貴言也)라고 했다. 머무름에(居) 하지 않음이 일을 처리하고(無爲之事),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하고(行不言之教), 드러난 것으로 만물을 세우지 않고(不以形立物), 그러므로(故) 공이 이루어지고(功成) 일이 완수되어도(事遂, 而) 백성은(百姓) 그 그러한 까닭을 알지 못한다(不知其所以然也).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19] 소박함을 끌어안고 욕심을 줄여라 / 절성기지(絶聖棄智) (0) | 2024.03.17 |
---|---|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18] 만들어진 가치는 세상을 혼란스럽게 한다 / 대도폐 유인의(大道廢 有仁義) (0) | 2024.03.12 |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16] 비움을 이루고 정을 지키면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 치허극수정독(致虛極 守靜篤) 몰신불태(沒身不殆) (0) | 2024.03.09 |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15] 차면 반드시 넘친다 / 영필익야(盈必溢也) (0) | 2024.03.08 |
[노자(老子) 왕필주(王弼註) 14] 옛날의 도로 지금을 다스린다 / 시지불견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0) | 2024.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