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之善爲士者, 微妙玄通, 深不可識.(고지선위사자 미묘현통 심불가식) 夫唯不可識, 故強爲之容; 豫兮若冬涉川,(부유불가식 고강위지용 예혜약동섭천)
옛날(古之) 선비 노릇 잘하던 사람은(善爲士者), 미묘하고 그윽하게 통달해서(微妙玄通), 깊이를 알 수 없었다(深不可識). 무릇(夫) 오직(唯) 알 수 없었고(不可識), 그러므로(故) 억지로(強) 그를 형용해 보면(爲之容); 머뭇거리는 것이(豫兮) 겨울에 시내를 건너는 것처럼 하고(若冬涉川),
* 士: 傅奕本, 帛書本에는 ‘士’가 ‘道’로 되어 있다.
冬之涉川, 豫然若欲度, 若不欲度, 其情不可得見之貌也.
겨울에(冬之) 시내를 건널 때(涉川), 머뭇거리는 것이(豫然) 건너려는 것 같고(若欲度), 건너지 않으려는 것 같아서(若不欲度), 그 실정을(其情) 알 수 없는(不可得見之) 모습이다(貌也).
猶兮若畏四鄰,(유혜약외사린)
망설이는 것이(猶兮) 마치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는 것 같고(若畏四鄰),
四鄰, 合攻中央之主, 猶然不知所趣向者也. 上德之人, 其端兆不可覩, 德趣不可見, 亦猶此也.
사방 이웃이(四鄰), 중앙의 군주를 합공하니(合攻中央之主), 망설이는 것이(猶然) 어떻게 해야할 지 알지 못한다(不知所趣向者也). 최고의 덕을 가진 사람은(上德之人), 그(덕 있는 사람의) 단서를(其端兆) 볼 수 없으니(不可覩), 덕이 향하는 것을 알 수 없는 것이(德趣不可見), 또한(亦) 이것과 같다(猶此也).
* 趣向(취향): 하고 싶은 마음이 쏠리는 방향(方向), 향하여 달림. 의향(意向).
* 德趣不可見: 뛰어난 덕을 가진 사람의 뜻을 눈치챌 수 없다는 말이다.
儼兮其若客, 渙兮若冰之將釋, 敦兮其若樸, 曠兮其若谷, 渾兮其若濁.(엄혜기약객 환혜약빙지장석 돈혜기약박 광혜기약곡 혼혜기약탁)
근엄한 것은(儼兮) 그가 마치 손님과 같고(其若客), 흩어지는 것은(渙兮) 마치 얼음이 장차 녹으려는 것 같고(若冰之將釋), 도타운 것은(敦兮) 그가 마치 통나무 같고(其若樸), 텅 빈 듯한 것은(曠兮) 그가 마치 골짜기 같고(其若谷), 혼탁한 것은(渾兮) 그가 마치 흐린 물 같다(其若濁).
凡此諸若, 皆言其容, 象不可得而形名也.
무릇(凡) 여기의(此) 모든 약은(諸若), 모두(皆) 그 모습과 형상이(言其容, 象) 형상화되고 이름 붙일 수 없다는(不可得而形名) 말이다(言也).
孰能濁以靜之徐清?(숙능탁이정지서청) 孰能安以久動之徐生?(숙능안이구동지서생)
누가(孰) <자기를> 혼탁하게 만들어서(濁以) 그것(더러움)을 가라앉히고(靜之) 서서히 맑게 할 수 있는가(能徐清)? 누가(孰) <자기를 안정시켜(安以) 오래 움직이게 하고(久動之) 서서히 살아가게 할 수 있는가(能徐生)?
夫晦以理物則得明, 濁以靜物則得清, 安以動物則得生, 此自然之道也. 孰能者, 言其難也. 徐者, 詳慎也.
무릇(夫) 어두운 것으로(晦以) 만물을 다스리면(理物則) 밝아지고(得明), 혼탁한 것으로(濁以) 만물을 정화하면(靜物則) 맑아지고(得清), 안정된 것으로(安以) 만물을 움직이면(動物則) 삶을 얻으니(得生), 이것이(此) 스스로 그러한 도다(自然之道也). 숙능이란(孰能者), 그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言其難也). 서란(徐者), 자세하고 신중한 것이다(詳慎也).
保此道者不欲盈,(보차도자불욕영)
이 도를 보전하는 사람은(保此道者) 채우려 하지 않고(不欲盈),
盈必溢也.
차면(盈) 반드시 넘친다(必溢也).
夫唯不盈, 故能蔽不新成.(부유불영 고능폐불신성)
무릇(夫) 오직(唯) 채우지 않고(不盈), 그러므로(故) 덮어줄 수 있고(能蔽) 새롭게 이루지 않는다(不新成).
蔽, 覆蓋也.
폐는(蔽), 덮는 것이다(覆蓋也).
* 15장을 상대적인 무를 체득한 사람에 대한 설명이라고 한 견해가 있고(김학묵), 군주의 모습과 자세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고 해석한 견해가 있다(김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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