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是謂玄牝.(곡신불사 시위현빈) 玄牝之門, 是謂天地根.(현빈지문 시위천지근) 綿綿若存, 用之不勤.(면면약존 용지불근)
골짜기의 신령은(谷神) 죽지 않으니(不死), 이것을(是) 현빈(현묘한 암컷)이라고 일컫는다(謂玄牝). 현묘한 암컷의 문은(玄牝之門), 이것을(是) 천진의 근본이라고 한다(謂天地根). 끊임없이 이어져(綿綿) 있는 듯 없는 듯하고(若存), 쓰임이(用之) 수고를 다하지 않는다(써도 지치지 않는다)(不勤).
* 谷神不死: 골짜기의 신령에 비유한 道의 작용이 영원하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두 가지로 해석한다. 하나는 谷을 동사로 보아 穀(기르다)으로 풀이하는데, ‘穀神’을 五臟神을 ‘기른다 [養]’라고 풀이한 河上公의 예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는 골짜기[谷]와 신[神] 또는 골짜기의 신[谷神]으로 풀이하는 것으로 王弼이 대표적이다.
* 是謂玄牝: 玄牝에 대해서는 두 갈래의 해석으로 갈라진다. 하나는 도교적 양생술로 보는 것으로 하상공에게서 두드러지고, 다른 하나는 《老子》가 강조하는 因順, 柔弱의 處世와 관련하여 보는 것으로 王弼이 이에 해당한다.
* 綿綿(면면): 끊임없이 이어져.
[注] 谷神, 谷中央無谷也, 無形無影, 無逆無違, 處卑不動, 守靜不衰, 谷以之成而不見其形, 此至物也. 處卑而不可得名, 故謂天地之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注] 곡신은(谷神), 골짜기의 가운데(谷中央) 곡이 없는 것이니(無谷也), 형체도 없고(無形) 그림자도 없고(無影), 거스르는 것도 없고(無逆) 어기는 것도 없고(無違), 낮은 곳에 있으면서(處卑) 움직이지 않고(不動), 고요함을 유지하고(守靜) 쇠퇴하지 않고(不衰), 골짜기는(谷) 이것으로 이루어져(以之成而) 그 형체를 보이지 않지만(不見其形), 이것은 지극한 존재다(此至物也). 낮은 곳에 있으면서(處卑而) 이름 지어 말할 수 없고(不可得名), 그러므로(故) 천지의 근본이라고 하니(謂天地之根), 있는 듯 없는 듯(綿綿) 존재하는 것 같아서(若存), 쓰임이 수고롭지 않다(用之不勤).
門, 玄牝之所由也, 本其所由, 與極同體, 故謂之天地之根也. 欲言存邪, 則不見其形, 欲言亡邪, 萬物以之生. 故綿綿若存也, 無物不成, 用而不勞也. 故曰, 用而不勤也.
문은(門), 현묘한 암컷이(玄牝之) 나온 곳이니(所由也), 본래(本) 그 말미암은 것이(其所由), 궁극과(與極) 몸을 같이하고(同體), 그러므로(故) 그것을 천지의 근본이라고 한다(謂之天地之根也). 있다고 말하려고 하면(欲言存邪, 則) 그 형체를 볼 수 없고(不見其形), 없다고 말하려고 하면(欲言亡邪), 만물이(萬物) 그것으로 생겨난다(以之生). 그러므로(故) 있는 듯 없는 듯(綿綿) 있는 것 같고(若存也), 만물이 이루어지지 않음이 없고(無物不成), 써도(用而) 수고롭지 않다(不勞也).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써도(用而) 지치지 않는다(不勤也)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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