興陽讓和尚, 因僧問, 大通智勝佛, 十劫坐道場, 佛法不現前, 不得成佛道時如何. 讓曰, 其問甚諦當. 僧云, 既是坐道場, 為甚麼不得成佛道. 讓曰, 為伊不成佛.
흥양의(興陽) 청양화상이(讓和尚), 어느 승려가(僧), 대통지승불이(大通智勝佛), 십겁 동안(十劫) 도량에 앉았다가(坐道場), 불법이(佛法)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不現前), 성불할 수 없었다고 하니(不得成佛) 이런 때는(道時) 어떠한가요(如何)르고 물은 것을 따라서(因問). 청양이 말하기를(讓曰), 그 질문이(其問) 매우(甚) 그럴듯하구나(諦當)라고 했다. 승려가 말하길(僧云), 이미(既是) 도량에 앉아 있었다면(坐道場), 어째서(為甚麼) 불도를 이룰 수 없을까요(不得成佛道)라고 했다. 청양이 말하길(讓曰), 그 사람이(伊) 부처를 이루지 않았기(不成佛) 때문이다(為).
* 1겁(劫, kalpa)이란 천녀가 비단 옷을 입고 하늘에서 내려와 아주 부드러운 천으로 100년마다 한 번씩 사방 사십 리가 되는 바위산을 쓸어내리는데 그 바위산이 다 닳아 사라지는 시간을 말하는 것처럼 아주 오랜 기간을 뜻한다.
* 諦當: '확실하게 맞추다', '과녁을 딱 맞추다'라는 뜻의 형용사다.
* 既是: '既' 한 글자와 같은 뜻으로 '~인 이상, ~라면'이라는 뜻의 접속사다.
* 為甚麼: '왜, 어째서'라는 뜻의 구어 의문사다. 여기서 '為'는 이유를 나타내는 전치사로 볼 수 있다.
【無門曰】只許老胡知, 不許老胡會. 凡夫若知即是聖人, 聖人若會即是凡夫.
【無門曰】다만(只) 달마의 지혜를(老胡知) 허락할 수 있지만(許), 달마의 알음알이를(老胡會) 허락하지 않는다(不許). 보통사람이(凡夫) 만약(若) 알았다면(知) 바로(即是) 성인이지만(聖人), 성인이(聖人) 만약(若) 이해한다면(會) 바로(即是) 범부가 된다(凡夫).
* 胡知, 胡會: 知는 부처의 무분별지로 會는 범부의 분별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頌曰】了身何似了心休, 了得心兮身不愁, 若也身心俱了了, 神仙何必更封侯.
【頌曰】몸을 닦는 것이(了身) 마음을 닦아 쉬는 것과(了心休) 비교해서 어떤가(何似), 마음 얻기를 마친다면(了得心兮) 몸이 근심하지 않으니(身不愁), 만약(若也) 몸과 마음이(身心) 모두 닦인다면(俱了了), 신선이(神仙) 어찌 반드시(何必) 다시(更) 후에 봉해지겠는가(封侯).
* 'A何似B'는 'A는 B와 비교해서 어떤가?'라고 묻는 것이다. 'B가 더 낫지 않은가?'라는 뜻을 내포한다.
* 若也는 '若' 한 글자와 같은 뜻으로 '만일 ~라면'이라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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