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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 2-15] 나비의 꿈이냐 장주의 꿈이냐 / 호접지몽(胡蝶之夢) / 장주지몽(莊周之夢)

by चक्रम्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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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의 덧없음을 뜻하는 말로 일장춘몽이나 남가일몽과 같은 뜻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우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이야기에서 후회나 회한이 감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야기 속에서는 장주가 매우 즐거운 꿈을 꾼 것으로 보인다. 깨고 나서도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는 장주와 나비라는 구분이 무의미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나와 나비의 구분은 인간이 하는 분별의 세계일 뿐이지 자연이 변화하는 원리에서 보면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해석을 하게 된다. 

 

昔者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예전에(昔者) 장주가(莊周) 꿈에(夢) 나비가 되었는데(爲胡蝶), 경쾌하게 훨훨 나는(栩栩然) 나비였다(胡蝶也). 스스로 유쾌하고(自喩) 뜻에 들어맞았다(適志與)! <자기가> 장주인 줄 알지 못했다(不知周也). 갑자기(俄然) <꿈에서> 깨어나니(覺, 則) 놀라는 장주였다(蘧蘧然周也). 장주가(周之) 꿈에(夢)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爲胡蝶與) 나비가(胡蝶之) 꿈에(夢) 장주가 된 것인지(爲周與) 알지 못했다(不知). 장주와(周與) 나비라면(胡蝶則) 반드시(必) 구분이 있다(有分矣). 이것을(此之) 만물의 변화라고 한다(謂物化).
* 栩栩(후후)然: 나비가 펄럭펄럭 경쾌하게 나는 모양. 가볍게 움직이는 모양을 나타낸 표현이다. 〈田子方〉편에는 숨이 조용히 들락날락하는 모양을 栩栩然으로 표현하였다. '栩'는 황홀한 모양, 기뻐하는 모양이란 뜻이다. 
* 胡蝶(호접): 나비목에 딸린 곤충(昆蟲)의 무리. 두 쌍의 넓적한 날개가 있는데, 겉에 분가루가 많고 갖가지 무늬가 있음. 
* 自喩適志與: 전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러웠다는 뜻. 〈達生〉편에 “발을 잊어버리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이다[忘足 屨之適也 忘要 帶之適也 忘是非 心之適也].”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바로 여기에 나오는 適자와 꼭 맞는 뜻이다.

* 俄然(아연): 갑작스럽게

* 蘧蘧然周也: 成玄英은 蘧蘧然을 ‘놀라 움직이는 모습[驚動之貌]’이라고 하여 꿈에서 깨어나는 모양으로 풀이했는데, 羅勉道, 蔣錫昌, 池田知久, 方勇‧陸永品 등은 모두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반면 李頤는 ‘형체가 있는 모양[有形貌]’이라고 풀이했는데, 앞의 ‘栩栩然’이 나비의 경쾌한 모양을 표현한 것이라면 여기의 蘧蘧然은 장주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 주장도 배제할 수는 없다.

* 周與胡蝶則必有分矣: 정말 구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세속적인 차원에서 말하자면 구분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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