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年之木, 破爲犠尊, 靑黃而文之, 其斷在溝中.(백년지목 파위희준 청황이문지 기단재구중) 比犠尊於溝中之斷, 則美惡有間矣, 其於失性一也.(비희준어구중지단 즉미오유간의 기어실성일야) 跖與曾·史, 行義有間矣, 然其失性均也.(도여증사 행의유간의 연기실성균야)
백년 된 나무를(百年之木), 쪼개서(破) 제사용 술통을 만들고(爲犠尊), 푸른색과 누런색으로(靑黃而) 그것을 꾸미고(文之), 그 잘린 것은(其斷) 도랑 가운데 있다(버려진다)(在溝中). 제사용 술통을(犠尊) 도랑의 잘린 것에(於溝中之斷) 비교한다면(比, 則) 그 아름답고 추한 것에는(美惡) 사이가 있지만(有間矣), 그(其) 성을 잃은 것에 대해서는(於失性) 같다(一也). 도척과(跖與) 증자와 사추는(曾·史), 의를 행한 것에는(行義) 사이가 있지만(有間矣), 그러나(然) 그 성을 잃은 것은(其失性) 같다(均也).
* 犠尊(희준): 제례(祭禮) 때에 쓰는 술 항아리(缸--)의 하나. 목제(木製)이며 짐승의 모양(模樣)으로 만들었다.
* 靑黃而文之: 술동이 위에 청색과 황색의 꽃무늬를 장식함, 文은 칠해서 꾸민다는 뜻[塗飾]이다.
且夫失性有五:(차부실성유오) 一曰五色亂目, 使目不明;(일왈오색난목 사목불명) 二曰五聲亂耳, 使耳不聰;(이왈오성혼이 사이불총) 三曰五臭熏鼻, 困惾中顙;(삼왈오취훈비 곤수중상) 四曰五味濁口, 使口厲爽;(사왈오미탁구 사구여상) 五曰趣舍滑心, 使性飛揚.(오왈취사활심 사성비양)
또한(且) 성을 잃은 것에는(夫失性) 다섯 가지가 있는데(有五): 첫째는(一曰) 오색이 눈을 어지럽혀서(五色亂目), 눈이 밝지 못하게 하고(使目不明); 둘째는(二曰) 오성이 귀를 어지럽혀서(五聲亂耳), 귀가 듣지 못하게 하고(使耳不聰); 셋째는(三曰) 오취가 코에 스며들어서(五臭熏鼻), 코를 막고 머리를 아프게 하고(困惾中顙); 넷째는(四曰) 오미가 입을 더럽혀서(五味濁口), 입으로 하여금 병들고 어긋나게 하고(使口厲爽); 다섯째는(五曰) 취사선택으로(趣舍) 마음을 어지럽혀(滑心), 본성으로 하여금 달리게 한다(使性飛揚).
* 五臭薰鼻 困惾中顙: 五臭는 羶‧薰‧香‧腥‧腐의 다섯 가지 냄새(成玄英)다. 困惾는 코 막히고 머리 아픈 것이고 惾는 塞의 뜻으로 막힘이다(成玄英). 中顙은 이마를 때린다는 뜻으로 두통을 뜻한다.
* 趣舍滑心 使性飛揚: 趣舍는 取捨選擇의 判斷으로 趣는 取와 통하는 글자로 이익을 보게 되면 取한다는 뜻이고 舍는 해를 당하면 버린다는 뜻이다(方勇‧陸永品). 滑은 어지럽힌다는 뜻이고 使性飛揚은 자연스러운 본성으로 하여금 욕망을 쫓아 끊임없이 달리게 한다는 뜻이다(方勇‧陸永品).
此五者, 皆生之害也.(차오자 개생지해야) 而楊·墨乃始離跂自以爲得, 非吾所謂得也.(이양묵내시리족자이위득 비오소위득야) 夫得者困, 可以爲得乎?(부득자곤 가이위득호) 則鳩鴞之在於籠也, 亦可以爲得矣.(즉구효지재어롱야 역가위위득의)
이 다섯 가지는(此五者), 모두(皆) 삶을 해치는 것이다(生之害也). 그러므로(而) 양주와 묵적이(楊·墨) 이에(乃) 이리저리 뛰어다니며(始離跂) 스스로(自) 얻었다고 여기지만(以爲得), 내가 이른바(吾所謂) 얻은 것은(得) 아니다(非也). 무릇(夫) 얻은 사람이(得者) 막힌다면(困), 얻었다고 할 수 있는가(可以爲得乎)? 그렇다면(則) 비둘기와 부엉이가(鳩鴞之) 대바구니에 있는 것도(在於籠也), 또한(亦) 얻었다고 할 수 있는가(可以爲得矣).
* 楊墨乃始離跂: 離跂는 뛰어다니는 모양이다. 羅勉道가 “서두는 모양[促掋].”으로 풀이한 것이 적절하다.
且夫趣舍聲色以柴其內, 皮弁鷸冠搢笏紳脩以約其外. 內支盈於柴柵, 外重纆繳晥晥然在纆繳之中, 而自以爲得, 則是罪人交臂曆指而虎豹在於囊檻, 亦可以爲得矣!
또한(且夫) 취하고 버리는 것과(趣舍) 소리와 색으로(聲色以) 그 안을 가로막고(柴其內), 피변과 휼관을 하고(皮弁鷸冠) 왕홀을 꽂고(搢笏) 허리띠를 매고(紳) 긴 치마를 입고서(脩以) 바깥을 구속한다(約其外). 안으로(內) 나무 울타리에(於柴柵) 막히고 차며(支盈), 바깥으로는(外) 새끼줄과 노끈으로 묶어(重纆繳) 얽매인 채로(晥晥然) 새끼줄과 노끈 가운데 있는데(在纆繳之中, 而) 스스로(自) 얻었다고 여긴다면(以爲得, 則) 이것은(是) 죄인이(罪人) 팔이 꼬이고(交臂) 손가락이 꺾였으며(曆指而) 호랑이와 표범이(虎豹) 함정에 있으면(在於囊檻), 또한(亦) 얻었다고 할 수 있는가(可以爲得矣)!
* 趣舍聲色 以柴其內: 柴는 이어지는 ‘支盈於柴柵’과 같이 ‘나무로 가로막는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막는다’는 뜻만 있다.
* 皮弁(피변)은 '가죽관', 鷸冠(휼관)은 '비취새의 깃털로 만든 관'이다.
* 搢笏紳脩 以約其外: 成玄英은 “搢은 꽂음이고 笏은 옥으로 만든 珪와 같으니 笏을 꽂음을 말함이다. 紳은 큰 허리띠이고 脩는 긴 치마이다[搢 揷也 笏猶珪 謂揷笏也 紳大帶也 脩長裙也].”라고 풀이했다.
* 內 支盈於柴柵 外 重纆繳: 支는 가로막는다[塞]는 뜻이고, 盈은 가득 차다[滿]는 뜻이다. 柴柵은 빙 둘러친 나무 울타리인데 柴는 울타리란 뜻일 때에는 音이 채이다.
'장자(莊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도(天道) 13-2] 만물지본(萬物之本) - 허와 정은 만물의 근본이다 (0) | 2024.12.17 |
---|---|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도(天道) 13-1] 천지지감(天地之鑒) - 성인의 마음은 천지와 만물의 거울이다 (0) | 2024.12.16 |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지(天地) 12-14] 아첨하고 아부하지 않는 것 (0) | 2024.12.12 |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지(天地) 12-13] 천하균치(天下均治) - 천하가 고르게 다스려진다는 것 (0) | 2024.12.11 |
[장자(莊子) 외편(外篇) 천지(天地) 12-12] 순망이 동해 바다에서 노닐려고 하다 (0) | 2024.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