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자(莊子)

[장자(莊子) 외편(外篇) 재유(在宥) 11-4] 운장동유(雲將東游) / 운장이 홍몽을 만나서 도를 듣다

by चक्रम् 2024. 11. 24.
반응형

雲將東游, 過扶搖之枝而適遭鴻蒙.(운장동유 과부요지지이적조홍몽) 鴻蒙方將拊脾雀躍而游.(홍몽방장부비작약이유)

운장이(雲將) 동쪽으로(東) 놀러 가다가(游), 뽕나무 가지를(扶搖之枝) 지나며(而) 마침(適) 홍몽을 만났다(遭鴻蒙). 홍몽은(鴻蒙) 막(方) 넓적다리를 치며(將拊脾) 껑충껑충 뛰면서(雀躍而) 놀았다(游). 

 

* 扶搖(부요): 힘차게 움직여 일어남.

** 扶搖: 뽕나무, 扶桑이다. 바람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逍遙遊〉편 제1장의 扶搖는 회오리바람이고 여기의 扶搖는 扶桑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扶桑은 東海에 있는 巨大한 神木으로 《山海經》에 의하면 태양이 나오는 곳이라 한다.

* 方將拊脾雀躍而遊: 拊는 치다는 뜻으로 成玄英은 친다[迫也]는 뜻으로 풀이했다. 脾는 넓적다리[髀]다. 雀躍은 작은 새처럼 경망스럽게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양이다.

 

雲將見之, 倘然止, 贄然立, 曰: “叟何人耶? 叟何爲此?”(운장견지 당연지 얼연립왈 수하인야 수하위차) 鴻蒙拊脾雀躍不輟, 對雲將曰: “游!”(홍몽부비작약불철 대운장왈 유) 雲將曰: “朕願有問也.”(운장왈 짐원유문야) 鴻蒙仰而視雲將曰: “!”(홍몽억이시운장왈 우) 雲將曰: “天氣不和, 地氣鬱結, 六氣不調, 四時不節.(운장왈 천기불화 지기응결 육기부조 사시부절) 今我願合六氣之精以育群生, 爲之奈何?”(금아원합육기지정이육군생 위지내하) 鴻蒙拊脾雀躍掉頭曰: “吾弗知! 吾弗知!” 雲將不得問.(홍몽부비작약도두왈 오부지 오부지 운장부득문)

운장이 그것을 보고(雲將見之), 멈칫하며 서서(倘然止), 가만히 있다가(贄然立), 말하길(曰): “노인장은(叟) 어떤 사람인가요(何人耶)? 노인장은(叟) 어찌(何) 이러고 계신가요(爲此)?”라고 했다.

홍몽이(鴻蒙) 넓적다리를 치고(拊脾) 껑충껑충 뛰기를(雀躍) 그치지 않고(不輟), 운장에게 대답하길(對雲將曰): “노는 중이다(游)!”라과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제가(朕) 원컨대(願) 물을 것이 있습니다(有問也).”라고 했다.

홍몽이(鴻蒙) <머리를> 들어(仰而) 운장을 보며 말하길(視雲將曰): “그런가(吁)!”라고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천기가(天氣) 조화롭지 못하고(不和), 지기가(地氣) 뭉치며(鬱結), 육기가 조절되지 않고(六氣不調), 사계절이 절도에 맞지 않습니다(四時不節). 지금(今) 내가(我) 육기의 정수를 모아(合六氣之精以) 뭇 생명을 기르려고 하는데(育群生), 그것을 위해(爲之) 어찌해야 합니까(奈何)?”라고 했다.

홍몽이(鴻蒙) 넓적다리를 두드리고 껑충껑충 뛰면서(拊脾雀躍) 머리를 저으며 말하길(掉頭曰): “나는 알지 못한다(吾弗知)! 나는 알지 못한다(吾弗知)!”라고 했다.

운장이(雲將) 더 물을 수 없었다(不得問).

 

* 贄然立: 贄然(얼연)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모양이다.

* 吁: 의아하게 여기며 대답하는 소리. 吁는 부정적인 함의를 담은 대답으로 《書經》에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 掉頭(도두): ‘머리를 흔든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부정()하는 모양()을 이르는 말.

 

又三年, 東游, 過有宋之野, 而適遭鴻蒙. 雲將大喜, 行趨而進曰: “天忘朕耶? 天忘朕耶?” 再拜稽首, 願聞於鴻蒙. 鴻蒙曰: “浮游不知所求, 猖狂不知所往, 游者鞅掌, 以觀無妄. 朕又何知!” 雲將曰: “朕也自以爲猖狂, 而民隨予所往; 朕也不得已於民, 今則民之放也! 願聞一言.” 鴻蒙曰: “亂天之經, 逆物之情, 玄天弗成, 解獸之群而鳥皆夜鳴, 災及草木, 禍及止蟲. 意! 治人之過也.” 雲將曰: “然則吾奈何?” 鴻蒙曰: “意! 毒哉! 倦倦乎歸矣!” 雲將曰: “吾遇天難, 願聞一言.” 鴻蒙曰: “意! 心養! 汝徒處無爲, 而物自化. 墮爾形體, 吐爾聰明, 倫與物忘, 大同乎涬溟. 解心釋神, 莫然無魂. 萬物云云, 各復其根, 各復其根而不知. 渾渾沌沌, 終身不離. 若彼知之, 乃是離之. 無問其名, 無闚其情, 物固自生.” 雲將曰: “天降朕以德, 示朕以黙. 躬身求之, 乃今得也.” 再拜稽首, 起辭而行.

또(又) 3년이 지나(三年), 동으로 놀러 가다가(東游), 송나라의 들을 지나다가(過有宋之野, 而) 마침(適) 홍몽을 만났다(遭鴻蒙). 운장이 크게 기뻐하며(雲將大喜), 길을 달려가(行趨而) 나아가며 말하길(進曰): “하늘이(天) 저를 잊은 것인가요(忘朕耶)? 하늘이 저를 잊은 것인가요(天忘朕耶)?”라고 했다.

재배하고(再拜) 머리를 조아려(稽首), 홍몽에게(於鴻蒙) 듣기를 원했다(願聞).

홍몽이 말하길(鴻蒙曰): “<나는> 떠돌면서(浮游) 구하려는 것을 알지 못하고(不知所求), 이리저리 날뛰며(猖狂) 갈 곳을 알지 못하고(不知所往), 노는 것이(游者) 바빠서(鞅掌, 以) 보는 것에(觀) 망령됨이 없다(無妄). 내가 또(朕又) 무엇을 알겠는가(何知)!”라고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저는(朕也) 스스로(自) 날뛴다고 여기는데(以爲猖狂, 而) 백성이(民) 내가 가는 곳을 따르고(隨予所往); 저는(朕也) 백성 대하는 것을(於民) 그만둘 수 없고(不得已), 지금(今則) 백성의 의지가 되고 있습니다(民之放也)! 원컨대(願)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聞一言).”라고 했다.

홍몽이 말하길(鴻蒙曰): “하늘의 벼리를 어지럽히고(亂天之經), 만물의 정을 거스르면(逆物之情), 현묘한 하늘이(玄天) 이루어지지 않아서(弗成), 짐승 무리가 흩어지고(解獸之群而) 새가 모두(鳥皆) 밤에 울며(夜鳴), 재앙이(災) 초목에 미치고(及草木), 화가(禍) 벌레까지 미친다(及止蟲). 아(意)! 사람을 다스린(治人之) 잘못이다(過也).”라고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그렇다면(然則) 제가(吾) 어찌해야 할까요(奈何)?”라고 했다.

홍몽이 말하길(鴻蒙曰): “아(意)! 길러라(毒哉)! 날아올라(倦倦) 돌아갈 것이다(乎歸矣)!”라고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내가(吾) 하늘(홍몽)을 만나는 것이(遇天) 어려우니(難), 원컨대(願) 한 마디 듣고 싶습니다(聞一言).”라고 했다.

홍몽이 말하길(鴻蒙曰): “아(意)! 마음을 길러라(心養)! 너는(汝) 다만(徒) 무위에 처하면(處無爲, 而) 만물이(物) 저절로 화한다(自化). 너의 몸을 버리고(墮爾形體), 너의 총명을 버리고(吐爾聰明), 인륜과 외물을(倫與物) 잊으면(忘), 행명과 크게 같아질 것이다(大同乎涬溟). 마음을 풀고(解心) 정신을 풀면(釋神), 무엇도 아닌(莫然) 혼이 없음에 이른다(無魂). 만물이 성대해지고(萬物云云), 각자(各) 그 근본으로 돌아가고(復其根), 각자 그 근본으로 돌아가면서도(各復其根而) 알지 못한다(不知). 혼혼하게(渾渾) 하나가 되면(沌沌), 종신토록(終身) 떠나지 않는다(不離). 만약(若) 저들이(彼) 그것을 알면(知之), 곧(乃是) 떠날 것이다(離之). 그 이름을 묻는 일이 없고(無問其名), 그 실정을 보는 일이 없으면(無闚其情), 만물이(物) 본래(固) 스스로 생겨난다(自生).”라고 했다.

운장이 말하길(雲將曰): “하늘이(天) 저에게(朕) 덕을(以德) 내려주고(降), 저에게 말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示朕以黙). 몸소(躬身) 그것을 구했는데(求之), 이제 지금(乃今) 얻었습니다(得也).”라고 했다.

재배하고(再拜) 머리를 조아리며(稽首), 인사를 일으키고(起辭而) 떠났다(行).

 

* 猖狂(창광): 미친 것같이 사납게 날뜀.

* 鞅掌(앙장): (일이) 매우 바쁘고 번거로움.

* 掉頭朕也 不得已於民: 나도 백성들을 어찌할 수 없음, 백성들의 請을 그만둘 수 없다, 거절할 수 없다는 뜻이다. 已는 여기서는 그만둘 이로 쓰였다.

* 民之放也: 放은 依放의 뜻이다. 《經典釋文》에서 陸德明은 “본받음[效也].”이라 풀이했고, 郭象은 “백성들이 의지하고 본받는 바가 됨이다[爲民所放效].”라고 풀이했다.

* 僊僊乎歸矣(선선호귀의): 僊僊이 仙仙으로 된 판본이 있다(趙諫議본, 莊子口義本 등). 僊僊에 대해서는 제설이 분분하다. 郭象은 “앉았다 일어나는 모양[坐起之貌].”, 成玄英은 “가볍게 드는 모양[輕擧之貌].”으로 풀이했다.

* 大同乎涬溟: 涬溟(행명)은 도의 혼돈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經典釋文》에서 司馬彪는 “자연의 기[自然氣也].”라 했고 成玄英도 이 견해를 답습하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