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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 6-8] 궁복인의 명언시비(躬服仁義 明言是非) / 조물자여! 조물자여!

by चक्रम्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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意而子見許由, 許由曰: "堯何以資汝?"(의이자견허유 허유왈 요하이자녀)

의이자가(意而子) 허유를 만났는데(見許由), 허유가 말하길(許由曰): "요가(堯) 무엇으로(何以) 너를 가르쳤는가(資汝)?"라고 했다.

 

* 何以資汝: 資는 보태 주다는 뜻으로 여기서는 가르쳐 준다는 말이다.

 

意而子曰: "堯謂我: '汝必躬服仁義, 而明言是非.'"(의이자왈 요위아 여필궁복인의 이명언시비)

의이자가 말하길(意而子曰): "요가 나에게 말하길(堯謂我): '너는(汝) 반드시(必) 인의를(仁義) 몸소 실천하고(躬服, 而) 시비를(是非) 분명하게 말하라(明言).'라고 했다" 하고 말했다 

 

許由曰: "而奚爲來軹?(허유왈 이해위래지) 夫堯既已黥汝以仁義, 而劓汝以是非矣, 汝將何以遊夫遙蕩·恣睢·轉徙之途乎?"(부요기이묵여이인의 이의여이시비의 여장하이유부소요자휴전사지도호)

허유가 말하길(許由曰): "너는(而) 무엇 때문에(奚爲) 왔는가(來軹)? 무릇(夫) 요가(堯) 이미(既已) 인의로써(以仁義) 묵형을 주었고(黥汝, 而) 시비로(以是非) 너를 코 베었는데(劓汝矣), 너는(汝) 장차(將) 무엇으로(何以) 저 제멋대로 소요하고(夫遙蕩), 마음대로 행동하고(恣睢), 끊임없이 변화하는(轉徙之) 길에서(途) 노닐 수 있겠는가(乎)?"라고 했다.

 

* 而奚來爲軹(지): 而는 2인칭 대명사이고, 軹는 의문형 종결사로 只, 止 등과 통한다.

* 遙蕩恣睢(휴)轉徙之塗: 遙는 소요함이고 蕩은 放으로 제멋대로의 뜻이다. 恣睢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는 뜻이다. 轉徙는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으로 遙蕩, 恣睢, 轉徙는 모두 도의 자유로운 측면을 표현한 말이다.

 

意而子曰: "雖然, 吾願遊於其藩."(의이자왈 수연 오원유어기번)

의이자가 말하길(意而子曰): "비록 그렇지만(雖然), 나는(吾) 원컨대(願) 그 근처에서라도 노닐고 싶습니다(遊於其藩)."라고 했다. 

 

許由曰: "不然. 夫盲者無以與乎眉目顏色之好, 瞽者無以與乎青黃黼黻之觀."(허유왈 불연 부맹자무이여호미목안색지호 고자무이여호청황보불지관)

허유가 말하길(許由曰): "그렇지 않다(不然). 무릇(夫) 눈먼 사람은(盲者) 눈썹과 눈, 얼굴색의 아름다움에(乎眉目顏色之好) 관여할 방법이 없고(無以與), 소경은(瞽者) 청색과 황색, 검은색 무늬로 이루어진 구경거리에(乎青黃黼黻之觀) 참여할 수 없다(無以與)."라고 했다.

 

* 郭象은 “盲者는 눈동자가 있지만 사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고, 瞽者는 북의 가죽처럼 눈동자가 없는 사람이다[眹縫].”라고 풀이했다.

 

意而子曰: "夫無莊之失其美, 據梁之失其力, 黃帝之亡其知, 皆在鑪捶之間耳.(의이자왈 부무장지실기미 거량지실기력 황제지망기지 개재노추지간이) 庸詎知夫造物者之不息我黥而補我劓, 使我乘成以隨先生邪?"(용거지부조물자지불식아묵이보아의 사아승성이수선생야)

의이자가 말하길(意而子曰): "저(夫) 무장이(無莊之) 그 아름다움을 잃고(失其美), 거량이(據梁之) 그 힘을 잃고(失其力), 황제가(黃帝之) 그 지를 잃은 것이(亡其知), 모두(皆) 풀무와 망치 사이에 있을 뿐입니다(在鑪捶之間耳). 어찌(庸詎) 저 조물자가(夫造物者之) 내 묵형을 없애고(息我黥而) 내 코를 메꿔주어(補我劓), 나로 하여금(使我) 온전함을 갖추도록 하여(乘成以) 선생을 따르게 하지 않을 것을(隨先生) 아십니까(邪)?"라고 했다. 

 

* 鑪捶之間: 鑪는 풀무, 捶는 망치로 곧 천지의 조화를 비유한 표현이다. 

 

許由曰: "噫! 未可知也. 我爲汝言其大略. 吾師乎! 吾師乎! 齏萬物而不爲義, 澤及萬世而不爲仁, 長於上古而不爲老, 覆載天地·刻彫眾形而不爲巧. 此所遊已."(제만물이불위의 택급만세이불위인 장어상고이불위노 부재천지각조중형이불위교 차소유이)

허유가 말하길(許由曰): "아(噫)! 알 수 없다(未可知也). 내가(我) 너를 위하여(爲汝) 그 대략을 말해주겠다(言其大略). 나의 스승이(吾師乎)! 나의 스승이(吾師乎)! 만물을 잘게 부수어 <만들고서도>(齏萬物而) 의로 여기지 않았고(不爲義), 은택이(澤) 만세에 미쳤지만(及萬世而) 인으로 여기지 않았고(不爲仁), 상고보다 오래 되었지만(長於上古而) 늙었다고 여기지 않고(不爲老), 천지를 덮고(覆載天地) 여러 형체를 조각했지만(刻彫眾形而) 기교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不爲巧). 이것이(此) 노닐 곳일 뿐이다(所遊已)."라고 했다. 

 

* 覆載(부재): ‘하늘이 만물()을 덮고 땅이 만물()을 받쳐 실었다.’는 뜻으로, 하늘과 땅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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