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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 6-5] 천지를 용광로로 삼고 조화를 대장장이로 삼았으니

by चक्रम्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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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祀·子輿·子犁·子來四人相與語曰: "孰能以無爲首, 以生爲脊, 以死爲尻, 孰知生死存亡之一體者, 吾與之友矣." 四人相視而笑, 莫逆於心, 遂相與爲友. 

자사와 자여, 자리, 자래(子祀·子輿·子犁·子來) 네 사람이(四人) 서로 함께 말하길(相與語曰): "누가(孰) 없음을(以無) 머리로 삼을 수 있고(爲首), 삶을 등뼈로 삼고(以生爲脊), 죽음을 꼬리로 삼을 수 있으며(以死爲尻), 누가(孰) 생사존망이(生死存亡之) 한 몸인 것을(一體者) 알겠는가(知), <그런 사람이 있다면> 우리가(吾) 그와 더불어(與之) 사귈 것이다(友矣)."라고 했다. 네 사람이(四人) 서로 쳐다보며(相視而) 웃고(笑), 무엇도(莫) 마음에(於心) 거스르는 것이 없자(逆), 마침내(遂) 서로 벗이 되었다(相與爲友). 

 

俄而子輿有病, 子祀往問之. 曰: "偉哉! 夫造物者, 將以予爲此拘拘也! 曲僂發背, 上有五管, 頤隱於齊, 肩高於頂, 句贅指天." 

조금 지나서(俄而) 자여게(子輿) 병이 있자(有病), 자사가(子祀) 가서 병문안했다(往問之).

말하길(曰): "기이하구나(偉哉)! 저 조물주자(夫造物者), 그대를(將以予) 이렇게 구부러지게 만들었구나(爲此拘拘也)! 곱사등이(曲僂) 등에 나타나서(發背), 위에(上) 오장이 있고(有五管), 턱은(頤) 배꼽에 숨었고(隱於齊), 어깨는(肩) 이마보다 높고(高於頂), 상투는(句贅) 하늘을 가리키는구나(指天)."라고 했다.

 

* 偉哉 夫造物者 將以予 爲此拘拘也: 偉는 기이한 모양. 予는 子의 誤字(車柱環). 拘는 痀로, 拘拘는 등이 구부러진 모양을 형용. 痀가 곱사등이를 형용한 예는 〈達生〉편의 ‘見痀僂者’에서 찾아볼 수 있다(王叔岷).

* 曲僂發背: 曲僂는 傴僂(곱사등)와 같고 發背는 傴僂가 등에 생겼다는 뜻.

 

陰陽之氣有沴, 其心閒而無事, 跰足而鑑於井, 曰: "嗟乎! 夫造物者, 又將以予爲此拘拘也!" 子祀曰: "汝惡之乎?"

음양의 기에(陰陽之氣) 흐트러짐이 있는데(有沴), 그 마음은(其心) 한가해서(閒而) 아무 일이 없는 듯하고(無事),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가서(跰足而) 우물에 비춰보고(鑑於井), 말하길(曰): "아(嗟乎)! 조물자가(夫造物者), 또(又) 나를(將以予) 이렇게 구부러지게 했구나(爲此拘拘也)!"라고 했다.

자사가 말하길(子祀曰): "그대는(汝) 이것이 싫은가(惡之乎)?"라고 했다.

 

曰: "亡, 予何惡! 浸假而化予之左臂以爲雞, 予因以求時夜;浸假而化予之右臂以爲彈, 予因以求鴞炙;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 以神爲馬, 予因以乘之, 豈更駕哉! 且夫得者時也, 失者順也, 安時而處順, 哀樂不能入也. 此古之所謂縣解也, 而不能自解者, 物有結之. 且夫物不勝天久矣, 吾又何惡焉?"

말하길(曰): "아니다(亡), 내가(予) 무엇을 싫어하겠는가(何惡)! 차음(浸) 가령(假而) 내 왼쪽 팔을 변화시켜(化予之左臂以) 닭이 되게 한다면(爲雞), 나는(予) 그것을 따라서(因以) 밤을 담당하도록 할 것이고(새벽을 알리는 울음을 내도록 할 것이고)(求時夜); 조금씩(浸) 가령(假而) 내 오른쪽 팔을 변화시켜서(化予之右臂以) 탄환이 되도록 한다면(爲彈), 나는 그것을 따라서 새 구이를 할 것이고(予因以求鴞炙); 차츰 만약 내 엉덩이를 변화시켜 바퀴로 삼는다면(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 정신을(以神) 말로 삼아(爲馬), 내가 그것을 따라 탈 것이니(予因以乘之), 어찌(豈) 다시(更() 멍에를 메겠는가(駕哉)!

또(且) 얻는 것은(夫得者) 때를 따르고(時也), 잃는 것도(失者) 때를 따르니(順也), 때를 편안히 여기고(安時而) 대처하는 것이 따르면(處順), 슬픔과 기쁨이(哀樂) 들어올 수 없다(不能入也). 이것이(此) 옛날(古之) 이른바(所謂) 거꾸로 매달렸다 풀려나는 것이니(縣解也, 而) 스스로 풀려날 수 없는 것은(不能自解者), 만물에(物) 묶인 것이 있어서다(有結之). 또(且) 사물이(夫物) 하늘을 이기지 못한 것이(不勝天) 오래되었는데(久矣), 내가(吾) 또(又) 무엇을 싫어하겠는가(何惡焉)?"라고 했다.

 

* 浸假而化予之左臂 以爲雞: 浸은 점차의 뜻(郭象, 向秀)으로 侵의 假借字이다(王叔岷). 假는 假令의 뜻이다(成玄英).

* 予因以求時夜: 時夜는 司夜 곧 밤을 담당한다는 뜻으로 새벽을 알리는 울음을 낸다는 의미다.

 

俄而子來有病, 喘喘然將死, 其妻子環而泣之. 子犁往問之曰: "叱! 避! 無怛化!"

얼마 안 돼서(俄而) 자래에게(子來) 병이 있어(有病), 숨을 헐떡이며(喘喘然) 죽으려 하자(將死), 그 처와 자식이(其妻子) 둘러싸고(環而) 울고 있었다(泣之).

자뢰가(子犁) 병문안을 와서(往問之) 말하길(曰): "쉿(叱)! 저리 비키시오(避)! 엄숙한 죽음을 방해하지 말라(無怛化)!"라고 했다.

 

* 喘喘然은 숨을 급하게 몰아쉬는 모양이다. 

* 無怛(달)化: 化는 死와 같고, 怛은 놀라게 하다는 뜻(陸德明)으로 子來의 죽음, 곧 엄숙한 변화의 작용을 방해하지 말라는 뜻. 無는 ‘~하지 말라’는 뜻의 禁止辭다.

 

倚其戶與之語曰: "偉哉造物! 又將奚以汝爲? 將奚以汝適? 以汝爲鼠肝乎? 以汝爲蟲臂乎?"

그 문에 기대어(倚其戶) 그와 더불어 말하길(與之語曰): "기이하구나(偉哉) 조물자가(造物)! 또(又) 장차(將) 무엇으로(奚以) 너를 만들까(汝爲)? 장차(將) 어디로(奚以) 너를 가도록 할까(汝適)? 너를(以汝) 벌레의 쥐의 간으로 만들까(爲鼠肝乎)? 너를 벌레의 다리로 만들까(以汝爲蟲臂乎)?"라고 했다.

 

* 蟲臂鼠肝(충비서간): ‘쥐의 간(肝)과 벌레의 팔’이라는 뜻으로, 쓸모없고 하찮은 사람이나 물건(物件)을 이르는 말.

 

子來曰: "父母於子, 東西南北, 唯命之從. 陰陽於人, 不翅於父母, 彼近吾死而我不聽, 我則悍矣, 彼何罪焉! 夫大塊載我以形, 勞我以生, 佚我以老, 息我以死. 故善吾生者, 乃所以善吾死也. 今之大冶鑄金, 金踊躍曰『我且必爲鏌鋣』, 大冶必以爲不祥之金. 今一犯人之形, 而曰『人耳人耳』,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 今一以天地爲大鑪, 以造化爲大冶, 惡乎往而不可哉! 成然寐, 蘧然覺." 

자래가 말하길(子來曰): "부모가(父母) 자식에 대하여(於子), 동서남북 어디로 가도록 하든(東西南北), 오직(唯) 명을 따른다(命之從). 음양이 사람에 대하여(陰陽於人), 부모에 대한 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不翅於父母), 저것(음양)이(彼) 나를(吾) 죽음에 가깝도록 하는데(死而) 내가 듣지 않으면(我不聽), 내가 버릇없는 것이니(我則悍矣), 저것이(彼) 무슨 죄가 있겠는가(何罪焉)!

무릇(夫) 대지가(大塊) 형체로(以形) 나에게 실어주고(載我), 삶으로(以生) 나를 수고롭게 하고(勞我), 늙음으로 나를 편안하게 하고(佚我以老),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한다(息我以死). 그러므로(故) 내 삶을(吾生) 좋게 여기는 것은(者), 바로(乃) 내 죽음을 좋게 여기는 방법이다(所以善吾死也).

지금(今之) 대장장이가(大冶) 쇠를 주조하는데(鑄金), 쇠붙이가(金) 튀어올라(踊躍) 말하길(曰) '나는(我) 반드시(且必) 막야<와 같은 명검이> 될 것이다(爲鏌鋣)'라고 한다면, 대장장이가(大冶) 반드시(必) 상서롭지 못한 쇠붙이라고 여길 것이다(以爲不祥之金).

지금(今) 한 번(一) 사람의 형체를 훔쳐서(犯人之形, 而) 말하길(曰) '사람일 뿐이다(人耳) 사람일 뿐이다(사람으로만 산다)(人耳)'라고 한다면, 저(夫) 조화자가(造化者) 반드시(必) 상서롭지 못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以爲不祥之人). 지금(今) 한 번(一) 천지를(以天地) 용광로로 삼고(爲大鑪), 조화를(以造化) 대장장이로 여기면(爲大冶), 어디로(惡乎) 간들(往而) 안 되겠는가(不可哉)! 편안히 잠들었다가(成然寐), 놀라서 깨달을 것이다(蘧然覺)."라고 했다.

 

* 父母於子: 父母之於子의 줄임. 之於는 《孟子》 〈盡心 上〉의 ‘恥之於人 大矣’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에게 지니는 의미’를 뜻한다.

* 不翅於父母: 不翅는 不啻, 不惟와 같이 ‘~할 뿐만 아니라’의 뜻이다.

* 成然寐: 李頤는 成然을 ‘縣解의 모양[縣解之貌]’으로 풀이했고, 成玄英은 ‘한가로운 모습[閒放之貌]’으로 풀이했으며, 簡文帝는 “成자를 滅자로 고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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