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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 6-1] 고지진인(古之眞人) / 옛날 진인은 어떠했는가?

by चक्रम्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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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天之所爲, 知人之所爲者, 至矣. 知天之所爲者, 天而生也; 知人之所爲者, 以其知之所知, 以養其知之所不知,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 是知之盛也. 雖然, 有患. 夫知有所待而後當, 其所待者特未定也.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 所謂人之非天乎? 且有眞人, 而後有眞知. 

하늘이(天之) 하는 것을(所爲) 알고(知), 사람이 하는 것을 아는(知人之所爲) 사람은(者), 지극한 경지다(至矣). 하늘이 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知天之所爲者), 하늘을 따라(天而) 살고(生也); 사람이 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知人之所爲者), 그 지식이(其知之) 아는 것으로 하고(所知), 그 지식이 알지 못하는 것을(其知之所不知) 길러서 하고(以養), 그 천수를(其天年) 마쳐도(而) 중도에 요절하지 않는 사람이니(不中道夭者), 이것은(是) 지식이 성대한 사람이다(知之盛也).

비록 그렇지만(雖然), 걱정이 있다(有患). 무릇(夫) 지식에는(知) 기다리는 것이 있고 나서(所待而後) 합당함이 있으니(當), 그 기다리는 것이(其所待者) 다만(特) 정해지지 않았다(未定也). 어찌(庸詎) 내가 이른바(吾所謂) 하늘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天之非人乎) 이른바(所謂) 사람이 하늘이 아니라는 것을(人之非天乎) 알 수 있겠는가(知)? 또(且) 진인이 있고 나서(有眞人, 而後) 참된 지식이 있다(有眞知). 

 

* 天而生也: 天은 자연의 도를 따른다는 뜻으로 〈刻意〉편의 ‘循天之理’와 같은 의미이다.

* 庸詎知吾所謂天之非人乎 所謂人之非天乎: 庸詎는 어찌. 知는 확신한다는 뜻. 인간의 인식능력은 天과 人의 구분조차 확실히 알기 어려울 정도로 불완전하다는 뜻.

 

何謂眞人? 古之眞人, 不逆寡, 不雄成, 不謨士. 若然者, 過而弗悔, 當而不自得也. 若然者, 登高不慄, 入水不濡, 入火不熱. 是知之能登假於道也若此. 

무엇을(何) 진인이라고 하는가(謂眞人)? 옛날 진인은(古之眞人), 작은 것을 거절하지 않고(不逆寡), 이룬 것을 뽐내지 않고(不雄成),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不謨士). 이와 같은 사람이라면(若然者), 잘못해도(過而) 후회하지 않고(弗悔), 마땅한 것에도(當而) 우쭐대지 않는다(不自得也). 이와 같은 사람은(若然者), 높은 곳에 올라도(登高) 떨지 않고(不慄), 물에  빠져도(入水) 젖지 않고(不濡), 불에 들어가도(入火) 타지 않는다(不熱). 이것은(是) 지식이(知之) 도에 이른 사람이(能登假於道也) 이와 같다(若此). 

 

* 不謨士: 謨는 謀와 같고, 士는 事와 같다(林希逸). 陶鴻慶은 郭象이 士를 본래 글자 그대로 보고 群士로 풀이한 것을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說文解字》에서 “士는 事이다 [士事也].”라고 풀이했다고 지적했다.

* 自得(자득): 1. 스스로 터득(攄得)함, 2. 스스로 만족(滿足)함, 3. 스스로 뽐내어 우쭐거림.

* 知之能登假(격)於道者也: 登假의 假은 ‘격’으로 읽으며 도달하다 [至]는 뜻이다(陸德明). 郭象은 오르다[登至]로 풀이했고, 成玄英도 같은 견해이다.

 

古之眞人, 其寢不夢, 其覺無憂, 其食不甘, 其息深深. 眞人之息以踵, 眾人之息以喉. 屈服者, 其嗌言若哇. 其耆欲深者, 其天機淺. 

옛날 진인은(古之眞人), 그 침상에서(其寢) 꿈꾸지 않고(不夢), 그 깨어 있을 때(其覺) 걱정하지 않고(無憂), 그 먹는 것에서(其食) 맛을 느끼지 않았고(不甘), 그 숨 쉬는 것이(其息) 깊고 깊었다(深深). 진인은(眞人之) 발꿈치로 숨 쉬고(息以踵), 보통 사람은(眾人之) 목구멍으로 숨 쉰다(息以喉). 굴복한 사람은(屈服者), 그 목메어(其嗌) 말이(言) 토하는 것처럼 했다(若哇). 그 좋아하는 것이(其耆欲) 심한 사람은(深者), 그 자연의 기틀(생기)가 얕다(其天機淺). 


古之眞人, 不知說生, 不知惡死; 其出不訢, 其入不距; 翛然而往, 翛然而來而已矣. 不忘其所始, 不求其所終; 受而喜之, 忘而復之. 是之謂不以心捐道, 不以人助天. 是之謂眞人. 若然者, 其心志, 其容寂, 其顙頯, 淒然似秋, 煖然似春, 喜怒通四時, 與物有宜, 而莫知其極. 故聖人之用兵也, 亡國而不失人心; 利澤施於萬物, 不爲愛人. 故樂通物, 非聖人也; 有親, 非仁也; 天時, 非賢也; 利害不通, 非君子也; 行名失己, 非士也; 亡身不眞, 非役人也. 若狐不偕·務光·伯夷·叔齊·箕子·胥餘·紀他·申徒狄, 是役人之役, 適人之適, 而不自適其適者也. 

옛날 진인은(古之眞人), 삶을 좋아하는 것을(說生) 알지 못했고(不知), 죽음을 싫어하는 것을 알지 못했고(不知惡死); 그 삶으로 나옴을(其出) 기뻐하지 않았고(不訢), 그 죽음으로 들어감을 거부하지 않았고(其入不距); 홀연히(翛然而) 와서(往), 홀연히(翛然而) 갈 뿐이다(來而已矣). 그 시작한 곳을(其所始) 잊어버리지 않고(不忘), 그 마치는 곳을(其所終) 구하지 않고(不求); 받아서 기뻐하고(受而喜之), 잊어버리고 돌아간다(忘而復之). 이것을(是之) 마음으로(以心) 도를 덜어내지 않는다고 말하고(謂不捐道), 사람으로 하늘을 돕지 않는다고 말한다(不以人助天). 이것을(是之) 진인이라고 한다(謂眞人).
이와 같은 사람은(若然者), 그 마음이 한결같고(其心志), 그 용모가 고요하고(其容寂), 그 이마가 넓으니(其顙頯), 서늘함은(淒然) 가을과 같고(似秋), 따스함은 봄과 같고(煖然似春), 기쁨과 노여움이(喜怒) 사계절에 통하고(通四時), 만물과 더불어(與物) 들어맞음이 있고(有宜, 而) 누구도(莫) 그 끝을 알 수 없다(知其極). 그러므로(故) 성인이(聖人之) 군대를 쓰는 것은(用兵也), 나라를 망하게 하지만(亡國而) 사람의 마음을 잃지 않고(不失人心); 이로움과 은혜가(利澤) 만물에(於萬物) 베풀어져도(施), 사람을 사랑한다고(愛人) 여기지 않는다(不爲). 그러므로(故) 만물과 통하는 것을 즐기면(樂通物), 성인이 아니고(非聖人也); 친애함이 있으면(有親), 인이 아니고(非仁也); 천시를 맞추려고 하면(天時), 현인이 아니고(非賢也); 이로움과 해로움이(利害) 통하지 않으면(不通), 군자가 아니고(非君子也); 명성을 행하다가(行名) 자기를 잃으면(失己), 사가 아니고(非士也); 몸을 잃고(亡身) 참되지 않으면(不眞), 남을 부리는 사람이 아니다(非役人也). 호불해, 무광, 백이, 숙제, 기자, 서여, 기타, 신도적과 같은 사람은(若狐不偕·務光·伯夷·叔齊·箕子·胥餘·紀他·申徒狄), 이것은(是) 남의 일을 대신하고(役人之役), 남의 즐거움을 즐거움으로 여겨(適人之適, 而) 자기 즐거움을(其適) 스스로 즐거워하지 못한 사람들이다(不自適者也). 

 

* 其出不訢(흔) 其入不距: 訢은 흔(欣)으로 읽으며 기쁘다[喜]는 뜻이고 距는 拒逆하다는 뜻으로 拒와 같다(陸德明). 出은 出生, 入은 入死의 뜻.

* 翛然은 홀가분한 모습. 翛는 소(蕭)로 읽으며 儵然으로 된 판본도 있다(陸德明).

* 役人之役 適人之適 而不自適其適者也: 適은 ‘꼭 맞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즐거움’을 뜻한다. 狐不偕를 비롯한 위의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참된 본성을 지키지 못하고 명예를 얻기 위해 목숨을 버렸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부리는 眞人(役人)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세상 사람들의 부림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되었음을 비판한 내용이다. 

 

古之眞人, 其狀義而不朋, 若不足而不承, 與乎其觚而不堅也, 張乎其虛而不華也, 邴邴乎其似喜乎, 崔乎其不得已乎, 滀乎進我色也, 與乎止我德也, 厲乎其似世乎, 謷乎其未可制也, 連乎其似好閉也, 悗乎忘其言也. 以刑爲體, 以禮爲翼, 以知爲時, 以德爲循. 以刑爲體者, 綽乎其殺也; 以禮爲翼者, 所以行於世也; 以知爲時者, 不得已於事也; 以德爲循者, 言其與有足者至於丘也, 而人眞以爲勤行者也. 故其好之也一, 其弗好之也一. 其一也一, 其不一也一. 其一, 與天爲徒; 其不一, 與人爲徒. 天與人不相勝也, 是之謂眞人. 

옛날 진인은(古之眞人), 그 모습이(其狀) 우뚝하지만(義而) 무너지지 않았고(不朋), 모자란 듯 하지만(若不足而) 이어받지 않았고(不承), 법도에 맞고(與乎) 단정하지만(其觚而) 고집스럽지 않았고(不堅也), 넓게(張乎) 빈 듯하지만(其虛而) 꾸미지 않고(不華也), 밝게(邴邴乎) 그 기뻐하는 듯하고(其似喜乎)! 임박해서 움직여(崔乎) 그 마지못한 듯하고(其不得已乎), 가득하게(滀乎) 자기 안색을 드러내고(進我色也), 몸가짐이 법도에 맞아(與乎) 자기 덕에 머물고(止我德也), 넓게(厲乎) 세상과 비슷한 듯하고其似世乎, 오연하게(謷乎) 제압당하지 않고(其未可制也), 연이어서(連乎) 그 닫는 것을 좋아하는 듯하고(其似好閉也), 무심하게(悗乎) 그 말을 잊은 듯하다(忘其言也). 형벌을(以刑) 본체로 삼고(爲體), 예를(以禮) 날개로 삼고(爲翼), 지식을(以知) 때의 기준으로 삼고(爲時), 덕을(以德) 따를 것으로 삼는다(爲循). 형을 본체로 삼는 것은(以刑爲體者), 너그럽게(綽乎) 죽이는 것이고(其殺也); 예를 날개로 삼은 것은(以禮爲翼者), 세상에 행해지는 것이고(所以行於世也); 지혜를 때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以知爲時者), 일에 부득이한 것이고(不得已於事也); 덕을 따를 것으로 삼은 것은(以德爲循者), 그(言其) 다리 있는 사람과 함께 <걷다가>(與有足者) 언덕에 이른 것과 같아서(至於丘也, 而) 사람들은(人) 참으로(眞) 열심히 행한 것이라고 여긴다(以爲勤行者也). 그러므로(故) 그 좋아하는 것이(其好之也) 같고(一), 그 좋아하지 않는 것이(其弗好之也) 같다(一). 그 하나도(其一也) 하나이고(一), 그 하나가 아닌 것도(其不一也) 하나로 여긴다(一). 그 하나는(其一), 하늘과(與天) 무리가 되고(爲徒); 그 하나가 아닌 것은(其不一,) 사람과 무리가 된다(與人爲徒). 하늘과 사람이(天與人) 서로 이기지 않는 것을(不相勝也), 이것을(是之) 진인이라고 한다(謂眞人). 

 

* 與乎其觚而不堅也: 與乎는 몸가짐이 법도에 꼭 맞는 모양. 觚는 모난 그릇으로 여기서는 모난 그릇처럼 태도가 단정함을 뜻한다. 不堅을 고집하지 않음, 또는 완고하지 않음으로 풀이하는 데에는 주석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하지만, 與와 觚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다.

* 邴邴(병병)은 환하게 밝은 모양, 곧 기뻐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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