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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 5-1] 발을 잃은 왕태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

by चक्रम्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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魯有兀者王駘, 從之遊者, 與仲尼相若. 常季問於仲尼曰: "王駘, 兀者也,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노나라에(魯) 발 잘리는 형벌을 받은(兀者) 왕태란 사람이 있었는데(王駘), 그를 따르며(從之) 배우는 사람이(遊者), 중니와(與仲尼) 서로 비슷했다(相若).

상계가(常季) 중니에게 물어 말하길(問於仲尼曰): "왕태는(王駘), 발 잘리는 형을 받았는데(兀者也), 그를 따라 배우는 사람이(從之遊者), 선생님과 함께(與夫子) 노나라를 반으로 나누고 있습니다(中分魯). 서서도(立) 가르치치 않고(不敎), 앉아서(坐) 의논하지 않는데(不議), 빈 채로 가서(虛而往), 채워서 돌아옵니다(實而歸). 참으로(固) 말하지 않는 가르침과(不言之敎), 형상이 없으면서(無形而) 마음이 이루어지는 것이(心成者) 있습니까(邪)? 이 사람은(是) 어떤 사람인가요(何人也)?"라고 했다.

 

兀(올)者: 발 잘리는 형벌[刖刑]을 받은 사람,

 

仲尼曰: "夫子, 聖人也. 丘也, 直後而未往耳. 丘將以爲師, 而況不如丘者乎! 奚假魯國! 丘將引天下而與從之." 

중니가 말하길(仲尼曰): "그 사람은(夫子), 성인이다(聖人也). 나는(丘也), 다만(直) 뒤처져서(後而) 아직 가지 못했을 뿐이다(未往耳). 나도(丘) 장차(將) 스승으로 삼으려는데(以爲師, 而) 하물며(況) 나보다 못한 사람이겠는가(不如丘者乎)! 어찌(奚) 다만 노나라뿐이겠는가(假魯國)! 내가(丘) 장차(將) 천하를 이끌어서(引天下而) 그를 따를 것이다(與從之)."라고 했다.

 

* 奚假魯國: 曹礎基는 “假는 다만이며, 奚假는 ‘어찌… 뿐이겠는가’이다 [假但 奚假何止].”라고 풀이했다.

 

常季曰: "彼兀者也, 而王先生, 其與庸亦遠矣. 若然者, 其用心也, 獨若之何?" 

상계가 말하길(常季曰): "저 사람은(彼) 발 잘리는 형을 받았는데도(兀者也, 而) 선생님보다 뛰어나니(王先生), 아마도(其) 보통 사람과는(與庸) 또한(亦) 매우 뛰어나겠습니다(遠矣). 만약(若) 그런 사람이라면(然者), 그 마음 쓰는 것이(其用心也), 유독(獨) 어떠한가요(若之何)?"라고 했다.

 

* 王先生: 王於先生의 줄임.

* 其用心也 獨若之何: 獨은 유독, 도대체의 뜻. 若之何는 如之何와 같고, 之는 마음 씀씀이를 가리키는 대명사.

 

仲尼曰: "死生亦大矣, 而不得與之變, 雖天地覆墜, 亦將不與之遺. 審乎無假, 而不與物遷, 命物之化, 而守其宗也." 

중니가 말하길(仲尼曰): "죽고 사는 것도(死生) 또한(亦) 중요하지만(大矣, 而) 그것과 더불어(與之) 변하게 할 수 없고(不得變), 비록(雖) 하늘과 땅이(天地) 뒤집히고 무너지더라도(覆墜), 또한(亦) 장차(將) 그것과 함께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不與之遺). 거짓 없는 것을(乎無假) 잘 살펴서(, 而) 사물과 함께(與物) 옮겨다니지 않고(遷), 만물의 변화를(物之化) 명으로 받아(, 而) 그 근본을 지킨다(守其宗也).

 

常季曰: "何謂也?" 

상계가 말하길(常季曰):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何謂也)?"라고 했다.

 

仲尼曰: "自其異者視之, 肝膽楚越也; 自其同者視之, 萬物皆一也. 夫若然者, 且不知耳目之所宜, 而游心於德之和, 物視其所一, 而不見其所喪, 視喪其足, 猶遺土也." 

중니가 말하길(仲尼曰): "그 다른 것으로부터(自其異者) 보면(視之), 간과 쓸개도(肝膽) 초나라와 월나라처럼 멀고(楚越也); 그 같은 것으로부터 보면(自其同者視之), 만물이(萬物) 모두 같다(皆一也). 그와 같은 사람은(夫若然者), 또(且) 귀와 눈이(耳目之) 마땅하게 여기는 것을(所宜) 알지 못하고(不知, 而) 덕의 조화속에서(於德之和) 마음을 놀게 하고(游心), 만물이(物) 그 하나되는 것을 보고(視其所一, 而) 그 잃는 것을 보지 않으니(不見其所喪), 그 잃은 것을 보는 것이(視喪其足), 흙덩이 버리는 것처럼 여긴다(猶遺土也)."라고 했다.

 

常季曰: "彼爲己, 以其知得其心, 以其心得其常心, 物何爲最之哉?" 

常季曰: "저 사람은(彼) 자기만 위하고(爲己), 그 지로(以其知) 마음을 얻고(得其心), 그 마음으로써(以其心) 그 변하지 않는 마음을 얻는데(得其常心), 다른 사람이(物) 어찌(何) 그를 최고로 여깁니까(爲最之哉)?"라고 했다. 

 

仲尼曰: "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眾止. 受命於地, 唯松柏獨也在, 冬夏靑靑; 受命於天, 唯舜獨也正, 幸能正生, 以正眾生. 夫保始之徵, 不懼之實. 勇士一人, 雄入於九軍. 將求名而能自要者, 而猶若此, 而況官天地, 府萬物, 直寓六骸, 象耳目, 一知之所知, 而心未嘗死者乎! 彼且擇日而登假, 人則從是也. 彼且何肯以物爲事乎!" 

중니가 말하길(仲尼曰): "사람 가운데(人) 누구도(莫) 흐르는 물에서(於流水) 비춰 볼 수 없고(, 而) 멈춘 물에서 비춰보니(鑑於止水), 오직(唯) 멈춘 것만이(止) 여러 사람이 멈추려는 것을(眾止) 멈추게 할 수 있다(止). 땅에서 명을 받은 것 가운데(受命於地), 오직(唯) 송백이(松柏) 홀로(獨也) 올바르니(在 <正>), 겨울과 여름에도(冬夏) 푸르고(靑靑); 하늘에서 명을 받은 것 가운데(受命於天), 오직(唯) 순임금만이(舜) 홀로(獨也) 바르니(正), 다행히도(幸能) 삶을 바르게 하고(正生, 以) 사람들의 삶을 바르게 한다(正眾生). 무릇(夫) 시원의 도를 보존하고 있다는(保始之) 증거는(徵), 두려워하지 않는(不懼之) 실제다(實). 용사(勇士) 한 사람이(一人), 과감하게(雄) 구군에 들어간다(入於九軍). 장차(將) 명성을 구하려고(求名而)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사람도(能自要者, 而) 오히려(猶) 이와 같을 수 있는데(若此, 而) 하물며(況) 천지를 관장하고(官天地), 만물을 품고(府萬物), 다만(直) 몸을 잠시 머물게 하는 곳으로 여기고(寓六骸), 이목을 허상으로 여기고(象耳目), 지식이(知之) 아는 것을(所知) 하나로 여겨(, 而) 마음이(心) 일찍이 죽은 적이 없다(未嘗死者乎)! 저 사람은(彼) 또(且) 날을 골라서(擇日而) 아득한 곳으로 오를 것이니(登假), 사람들이(人則) 그를 따르는 것이다(從是也). 저 사람이 또(彼且) 어찌(何) 사람들 <모으는> 것을(以物) 기꺼이 일삼는 것이겠는가(爲事乎)!"라고 했다.

 

* 保始之徵: 始源의 道를 보존하고 있다는 徵驗. 곧 사람이 시원의 도를 보존하고 있다는 증거. 始는 시작, 시원의 뜻으로 곧 시원의 道를 지칭. 徵은 징험, 증거.

直寓六骸(해): 宣穎은 “六骸를 내가 잠시 머무는 거처로 여긴다[以六骸爲吾寄寓].”고 풀이했다. 直은 다만. 寓는 잠시 머무는 임시 거처.

* 六骸(육해): 두 팔, 두 다리, 머리 그리고 몸뚱이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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