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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4-4] 무용지용(無用之用) / 나는 쓸모없음을 구한 지가 오래되었다

by चक्रम् 202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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匠石之齊, 至於曲轅, 見櫟社樹. 其大蔽牛, 絜之百圍, 其高臨山十仞而後有枝, 其可以舟者旁十數. 觀者如市, 匠伯不顧, 遂行不輟. 

석장이(匠石) 제나라에 가면서(之齊), 곡원에 이르러(至於曲轅), 사에 심어진(社樹) 상수리나무를 보았다(見櫟). 그 크기가(其大) 소를 가릴 정도였고(蔽牛), 그것을 헤아려보면(絜之) 백 아름이고(百圍), 그 높이가(其高) 산을 내려다볼 정도이고(臨山) 열 길이 지나서야(十仞而後) 가지가 있으니(有枝), 그것이 배를 만들 수 있는 것이(其可以舟者) 거의(旁) 수십 척에 달했다(十數). 보는 사람이(觀者) 마치 시장처럼 많았는데(如市), 장백은(匠伯) 돌아보지도 않고(不顧), 마침내(遂) 길을 가서(行) 멈추지 않았다(不輟). 

 

* 櫟社樹: 櫟은 상수리나무로 여기서는 神木으로 심어진 상수리나무. 社는 土地神에게 제사 지내는 장소.

* 絜(혈)之百圍: 絜은 헤아려 본다는 뜻. 百圍는 백 아름.

* 其高臨山: 臨은 《詩經》 〈小旻〉편의 ‘如臨深淵’이나 《論語》 〈雍也〉편의 ‘以臨其民’의 경우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내려다보거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을 본다는 뜻.

 

弟子厭觀之, 走及匠石, 曰: ‘自吾執斧斤以隨夫子, 未嘗見材如此其美也. 先生不肯視, 行不輟, 何耶?” 

제자가(弟子) 그것을 실컷 보고서(厭觀之), 달려와(走) 석장에게 이르러 말하길(及匠石, 曰): ‘제가(吾) 도끼를 잡고(執斧斤以) 선생님을 따라다닌 이후로(隨夫子), 재목이(材) 이처럼(如此) 아름다운 것을(其美) 보지 못했습니다(未嘗見也). 선생님은(先生) 기꺼이 보려고 하지 않고(不肯視), 길을 멈추지 않으니(行不輟), 어째서인가요(何耶)?”라고 했다. 

 

曰: “已矣, 勿言之矣! 散木也. 以爲舟則沉, 以爲棺槨則速腐, 以爲器則速毁, 以爲門戶則液樠, 以爲柱則蠹, 是不材之木也. 無所可用, 故能若是之壽.” 

말하길(曰): “그만두고(已矣), 말하지 말아라(勿言之矣)! 잡목이다(散木也). 그것으로 배를 만들면(以爲舟則) 잠길 것이고(沉), 그것으로 관곽을 만들면(以爲棺槨則) 빨리 썩을 것이고(速腐), 그것으로 그릇을 만들면(以爲器則) 빨리 부서질 것이고(速毁), 그것으로 문을 만들면(以爲門戶則) 진액이 흐를 것이고(液樠), 그것으로 기둥을 만들면(以爲柱則) 좀이 생길 것이니(蠹), 이것은(是) 재목이 될 나무가 아니다(不材之木也). 쓸 곳이 없고(無所可用), 그러므로(故) 이처럼 오래 살 수 있었다(能若是之壽).”라고 했다.

 

已矣: 그만둬라. 입을 다물라[止]는 뜻(成玄英).

 

匠石歸, 櫟社見夢曰: “女將惡乎比予哉? 若將比予於文木耶? 夫柤梨橘柚果蓏之屬, 實熟則剝, 剝則辱. 大枝折, 小枝洩. 此以其能苦其生者也. 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 自掊擊於世俗者也. 物莫不若是. 且予求無所可用久矣! 幾死, 乃今得之, 爲予大用. 使予也而有用, 且得有此大也耶? 且也若與予也皆物也, 奈何哉其相物也? 而幾死之散人, 又惡知散木!” 

장석이 돌아왔을 때(匠石歸), 사의 상수리나무가(櫟社) 꿈에 나타나 말하길(見夢曰): “그대는(女) 장차(將) 무엇으로(惡乎) 나를 비교하려는가(比予哉)? 만약(若) 장차(將) 문목에 나를 비유하려는가(比予於文木耶)? 저(夫) 산사나무와 배나무, 귤나무, 유자나무는(柤梨橘柚) 열매 따위가(果蓏之屬), 차서 익으면(實熟則) <사람에게> 꺾이고(剝), 꺾이면 욕을 당한다(剝則辱). 큰 가지는 꺾이고(大枝折), 작은 가지는 찢긴다(小枝洩). 이것은(此) 자신의 능력으로(以其能) 자기 삶을 괴롭게 하는 것이다(苦其生者也). 그러므로(故) 그 천수를(其天年) 다 마치지 못하고(不終而) 중도에(中道) 일찍 죽으니(夭), 스스로(自) 세속에(於世俗) 배격당하는 것이다(掊擊者也). 물 가운데(物) 무엇도(莫) 이와 같지 않은 것이 없다(不若是.) 또(且) 내가(予) 쓸데없는 것을 구한 지가(求無所可用) 오래되었다(久矣)! 거의 죽었다가(幾死), 이제(乃今) 그것을 얻었으니(得之), 나의 큰 쓸모가 되었다(爲予大用). 나로 하여금(使予也而) 쓸모 있도록 했다면(有用), 또한(且) 이처럼 큰 것이 있었겠는가(得有此大也耶)? 또한(且也) 그대와 나는(若與予也) 모두(皆) 사물일 뿐이니(物也), 어찌(奈何哉) 그 서로 사물로 대하겠는가(其相物也)? 그대가(而) 거의 죽어가는(幾死之) 쓸모없는 사람이니(散人), 또(又) 어찌(惡) 쓸모없는 나무를 알겠는가(知散木)!”

 

* 文木의 文은 紋理를 뜻하므로 나무조직이 치밀하여 좋은 재목으로 쓰이는 나무(方勇‧陸永品)를 의미하지만, 뒤의 柤‧梨‧橘‧柚가 모두 재목으로 쓰이는 나무가 아니라 有實樹이기 때문에 앞의 散木과 반대의 의미를 지니는 쓸모 있는 나무 정도로 풀이하는 것이 적절하다.

* 果蓏(과라): 나무 열매와 풀 열매를 아울러 이르는 말.

 

匠石覺而診其夢. 弟子曰: “趣取無用, 則爲社何耶?” 曰: “密! 若無言! 彼亦直寄焉! 以爲不知己者詬厲也. 不爲社者, 且幾有翦乎! 且也彼其所保與衆異, 而以義喩之, 不亦遠乎!”

장석이(匠石) 꿈에서 깨어(覺而) 그 꿈의 길흉을 점쳤다(診其夢).

제자가 말하길(弟子曰): “뜻이(趣) 쓸모없는 것을 취하는 것이라면(取無用, 則) 사의 신목이 된 것은(爲社) 어째서일까요(何耶)?”라고 했다.

말하길(曰): “조용히 해라(密)! 너는 말하지 말라(若無言)! 저것도(彼) 또한(亦) 다만(直) 의지했을 뿐이다(寄焉)!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不知己者) 욕한다고(詬厲) 여길 것이다(以爲也). 사의 나무가 되지 않았더라도(不爲社者), 어찌(且幾) 잘림이 있었겠는가(有翦乎)! 또한(且也) 저것이(彼) 그 보존한 것이(其所保) 대중과 다르니(與衆異, 而) 의(세상의 도리)로써(以義) 평가하는 것은(喩之), 또한 너무 멀지 않겠는가(不亦遠乎)!”라고 했다.

 

* 趣取無用: 趣는 志趣. 곧 櫟社樹가 추구하는 가치. 趣를 빠를 ‘촉’으로 읽는 讀法은 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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