顔闔將傅衛靈公大子, 而問於蘧伯玉曰: "有人於此, 其德天殺. 與之爲無方, 則危吾國; 與之爲有方, 則危吾身. 其知適足以知人之過, 而不知其所以過. 若然者, 吾奈之何?"
안합이(顔闔) 위령공 태자의(衛靈公大子) 사부가 되려고 하면서(將傅, 而) 거백옥에게 묻기를(問於蘧伯玉曰):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有人於此), 그 덕이(其德) 태어나면서부터 잔인합니다(天殺). 그와 함께(與之) 무도한 짓을 저지른다면(爲無方, 則) 우리나라를 위태롭게 할 것이고(危吾國); 그와 함께(與之) 도가 있는 것을 하려고 하면(爲有方, 則) 내 몸을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危吾身). 그 지혜는(其知) 다만(適) 남의 잘못을 아는데 충분하고(足以知人之過, 而) 자기가 잘못한 것을(其所以過) 알지 못합니다(不知). 만약(若) 이러한 경우라면(然者), 내가(吾) 어찌할까요(奈之何)?"라고 했다.
* 其德天殺: 그 덕이 나면서부터 잔인합니다. 劉辰翁은 “天殺은 각박한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말한 것과 같다 [天殺 猶言生成刻薄人也].”라고 풀이했다.
* 與之爲無方: 方은 道와 통용한다.
* 其知適足以知人之過 而不知其所以過: 適은 다만. 人之過는 다른 사람의 과실. 其所以過는 자기가 저지른 과실. 남(백성들)의 잘못의 원인이 자기에게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뜻.
蘧伯玉曰: "善哉問乎! 戒之愼之, 正汝身也哉! 形莫若就, 心莫若和. 雖然, 之二者有患. 就不欲入, 和不欲出. 形就而入, 且爲顛爲滅, 爲崩爲蹶. 心和而出, 且爲聲爲名, 爲妖爲孽. 彼且爲嬰兒, 亦與之爲嬰兒; 彼且爲無町畦, 亦與之爲無町畦; 彼且爲無崖, 亦與之爲無崖. 達之, 入於無疵. 汝不知夫螳蜋乎? 怒其臂以當車轍, 不知其不勝任也, 是其才之美者也. 戒之愼之! 積伐而美者以犯之, 幾矣.
거백옥이 말하길(蘧伯玉曰): "좋구나(善哉) 질문이(問乎)! 경계하고(戒之) 신중하게 해서(愼之), 너의 몸을(汝身) 바르게 해라(正也哉)! 드러내는 것은(形) 나아가 순응하는 것만 못하고(莫若就), 마음은(心) 감화시키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莫若和). 비록 그렇더라도(雖然), 이 두 가지에도(之二者) 근심이 있을 것이다(有患). 나아가서 순응하면(就) 들어가려고 하지 않아야 하고(不欲入), 화합하더라도 나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和不欲出). 겉모습으로(形) 나아가서(就而) 들어가면(入), 또한(且) 엎어지고 없어져서(爲顚爲滅), 무너지고 넘어질 것이다(爲崩爲蹶). 마음이 화합하여(心和而) 나가면(出), 또(且) 명성이 알려져서(爲聲爲名), 재앙이 될 것이다(爲妖爲孽). 저 사람이(彼) 또(且) 어린아이가 되면(爲嬰兒), 또한(亦) 그와 함께(與之) 어린아이가 되고(爲嬰兒); 저 사람이(彼) 또(且) 한계가 없이 행동하면(爲無町畦), 또한(亦) 그와 함께(與之) 한계가 없는 짓을 하고(爲無町畦); 저 사람이(彼) 또한(且) 경계가 없는 짓을 하면(爲無崖), 또한(亦) 그와 함께(與之) 경계 없는 짓을 한다(爲無崖). 그가 통달하면(達之), 허물이 없는 곳에(於無疵) 들어갈 것이다(入). 그대는(汝) 당랑을(夫螳蜋) 알지 못하는가(不知乎)? 앞발을 곤두세우고(怒其臂以) 수레바퀴에 맞서면서(當車轍), 그 감당할 수 없는 것임을(其不勝任) 알지 못하니(不知也), 이것은(是) 그 재주가(其才之) 뛰어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美者也). 경계하고 신중하라(戒之愼之)! 너의 재주를 자랑하여(積伐而美者以) 그 안색을 범했다가(犯之), 위험할 것이다(幾矣).
* 形莫若就: 形은 겉으로 행동하는 모습. 就는 상대를 공경하고 상대의 의견에 순응하는 태도.
* 之二者有患: 之는 〈逍遙遊〉편의 ‘之二蟲’과 마찬가지로 此 또는 彼 등과 같이 지시대명사로 쓰였다. 두 가지[二者]는 就와 和를 지칭한다.
* 嬰兒(영아): 젖먹이. 젖을 먹는 어린아이.
* 彼且爲無町畦: 町畦(정휴)는 밭두둑. 곧 토지의 경계를 표시하는데 여기서는 행위의 한계, 行爲規範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 車轍(거철): 수레가 지나간 자국.
* 積伐而美者以犯之: 伐은 자랑한다는 뜻. 而는 2인칭(成玄英). 犯之는 《論語》 〈憲問〉편의 ‘勿欺也而犯之’의 犯之와 같은 뜻으로 ‘犯顔諫爭’(朱熹)의 뜻.
汝不知夫養虎者乎? 不敢以生物與之, 爲其殺之之怒也; 不敢以全物與之, 爲其決之之怒也. 時其飢飽, 達其怒心. 虎之與人異類而媚養己者, 順也; 故其殺者, 逆也. 夫愛馬者, 以筐盛矢, 以蜄盛溺. 適有蚉虻僕緣, 而拊之不時, 則缺銜、毁首、碎胸. 意有所至, 而愛有所亡, 可不愼邪!"
그대는(汝) 저 호랑이 기르는 사람을(夫養虎者) 알지 못하는가(不知乎)? 감히 살아있는 것을(敢以生物) 그에게 주지 않는 것은(不與之), 그가(爲其) 그것을 죽이려는(殺之之) 성냄을 일으킬까(怒) 두렵기 때문이고(爲也); 감히(敢) 온전한 것을(以全物) 주지 않는 것은(不與之), 그것을 결단 내려는(其決之之) 노여움을 일으킬까(怒) 두렵기 때문이다(爲也). 그 배고픔과 배부름에(其飢飽) 맞추어(時), 그 성내는 마음을(其怒心) 없앤다(達). 호랑기가(虎之) 사람과(與人) 다른 부류이지만(異類而) 자기를 기르는 사람에게(養己者) 아양을 떠는 것은(媚), <본성을> 따르기 때문이고(順也); 그러므로(故) 그가 죽이는 것은(其殺者), <본성을> 거슬렀기 때문이다(逆也). 무릇(夫)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愛馬者), 광주리로(以筐) 똥을 가득 채우고(盛矢), 큰 조개껍질로(以蜄) 오줌을 가득 채운다(盛溺). 마침(適) 모기나 등에가(蚉虻) 붙어 있는 것이 있어서(有僕緣, 而) 불시에(不時) 때리면(拊之, 則) 재갈을 물어뜯고(缺銜)、머리를 훼손하고(毁首)、가슴을 부술 것이다( 碎胸). 뜻에(意) 지극한 것이 있으면(한 가지에 몰두하면)(有所至, 而) 사랑하는 것에(愛) 잊는 것이 있으니(有所亡),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可不愼邪)!"
* 適有蚊虻僕緣 而拊之不時: 僕緣은 말 위에 붙어 있다는 뜻. 王念孫은 僕을 붙어 있다 [附]는 뜻으로 풀이했다. 拊는 친다[拍]는 뜻(성현영). 拊之不時는 不覺之時, 곧 말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갑자기 때린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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