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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1-1] 북쪽 바다에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산다[북명유어(北冥有魚)]

by चक्रम् 202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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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거대한 물고기와 거대한 새에 대한 이야기로 소요유 편을 시작한다. 계속해서 규모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대비하면서 각자의 경지를 말한다. 장자의 결론은 세속에 물든 자잘한 사람은 세속을 벗어난 거대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北冥有魚, 其名爲鯤. 鯤之大, 不知其幾千里也. 化而爲鳥, 其名爲鵬. 鵬之背, 不知其幾千里也. 怒而飛, 其翼若垂天之雲. 是鳥也, 海運則將徙於南冥. 南冥者, 天池也.

북쪽 검은 바다에(北冥) 물고기가 있는데(有魚), 그 이름이(其名) 곤이다(爲鯤). 곤의 크기가(鯤之大),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也). 변해서(化而) 새가 되는데(爲鳥), 그 이름이(其名) 붕이다(爲鵬). 붕의 등은(鵬之背), 그(其) 몇 천리나 되는지(幾千里) 알지 못한다(不知也). 힘껏 떨쳐 일어나서(怒而) 날면(飛), 그 날개가(其翼) 하늘의 구름을(天之雲) 드리운 것 같다(若垂). 이 새는(是鳥也), 바다가(海) 움직이면(運則) 장차(將) 남쪽 검은 바다로 옮겨간다(徙於南冥). 남명이란(南冥者), 하늘의 연못이다(天池也).

 

* 北冥(북명): 북쪽 바다, 곧 北海. 東方朔의 《十洲記》에는 “바닷물이 검푸른 것을 명해라 하늬바람이 없는데도 큰 파도가 백 길이나 인다[水黑色 謂之冥海 無風洪波百丈].”라고 했고, 嵆康은 ‘아득하여 끝이 없는 뜻을 취한 것[取其溟漠無涯也]’이라고 풀이했고, 梁의 簡文帝는 ‘멀어서 끝이 없기 때문에 冥이라 한 것[窅窅無極 故謂之冥]’이라고 풀이했다.

* 鯤(곤): 물고기 이름. 곽경번(郭慶藩)은 방이지(方以智)의 견해를 따라 “곤은 본래 작은 물고기의 이름인데 장자는 큰 물고기의 이름으로 썼다[鯤本小魚之名 莊子用爲大魚之名].”라고 풀이했다.

* 怒(노): '온몸의 힘을 다한다', '떨쳐 일어난다'는 뜻이다. 여기의 怒와 유사한 용례는 〈齊物論〉편 제1장의 ‘怒者其誰邪’와 〈人間世〉편 제3장의 ‘汝不知夫螳螂乎 怒其譬當以車轍’에 보인다(池田知久).

 

齊諧者, 志怪者也. 諧之言曰: 鵬之徙於南冥也, 水擊三千里, 搏扶搖而上者九萬里. 去以六月息者也. 野馬也, 塵埃也, 生物之以息相吹也. 天之蒼蒼, 其正色邪? 其遠而無所至極邪? 其視下也, 亦若是則已矣.

제해란 책은(齊諧者), 괴이한 일을(怪者) 기록한 것이다(志)也. 제해의 말에서(諧之言) 말하길(曰): 붕이(鵬之) 남명으로(於南冥) 옮겨가면서(也), 물보라가(水擊) 삼천 리에 이르고(三千里), 회오리바람을 타고(搏扶搖) 위로 오르는 것이(而上者) 구만 리까지 간다(九萬里). 가다가(去) 6개월이 지나면(六月) 숨을 쉰다(息者也). 아지랑이라든가(野馬也), 먼지는(塵埃也), 살아있는 것이(生物之) 숨을 쉬면서(以息) 서로 내뿜는 것이다(相吹也). 하늘이(天之) 푸르고 푸른 것은(蒼蒼), 그것이(其) 본래 색깔인가(正色邪)? 그것이(其) 멀어서(遠而) 지극한 것이 없기 때문인가(無所至極邪)? 거기서(其) 아래를 보는 것도(視下也), 또한(亦) 이와 같을 것이다(若是則已矣).

 

* 齊諧(제해): 사람 이름이란 설과 책 이름이란 설이 있다. 林希逸은 “제해는 책 이름이다. 여기에 記述되어 있는 내용은 모두 지금의 《山海經》과 같은 유의 괴이하고 상식에 벗어난 일들이다[齊諧書名也 其所志述者 怪異非常之事 如今山海經之類)].”라고 했으나  司馬彪, 崔譔, 成玄英, 池田知久 등은 사람 이름으로 보았다. 志는 인명일 경우에는 記(기억한다)나 知(안다)의 뜻이고, 서명일 경우에는 記述의 뜻이다.

* 摶扶搖(단부요): 회오리바람을 탄다는 뜻이다. 摶은 ‘바람 風’자와 합하여 摶風이라 할 때는 '빙 돌며 날다, 새가 바람을 타고 날쌔게 날아오르다'라는 뜻이다. 

* 去以六月息者也: 떠나서 6개월을 계속 난 뒤에 비로소 한 번 크게 숨을 내쉰다는 것이다. 以六月은 ‘6개월 동안 즉 반년을 난 뒤’라는 뜻이고 息은 숨 쉰다는 뜻이다.

* 至極(지극): 어떠한 정도(程度)나 상태(狀態) 따위가 극도(極度)에 이르러 더할 나위 없음.

 

且夫水之積也不厚, 則其負大舟也無方. 覆杯水於坳堂之上, 則芥爲之舟. 置杯焉則膠, 水淺而舟大也. 風之積也不厚, 則其負大翼也無力. 故九萬里, 則風斯在下矣, 而後乃今培風, 背負靑天而莫之夭閼者, 而後乃今將圖南.

蜩與學鳩笑之曰: 我決起而飛, 搶楡枋而止, 時則不至而控於地而已矣, 奚以之九萬里而南爲?」 適莽蒼者, 三飡而反, 腹猶果然. 適百里者, 宿舂糧. 適千里者, 三月聚糧. 之二蟲又何知!

또한(且) 무릇(夫) 물이(水之) 쌓인 것이(積也) 두텁지 않으면(不厚, 則) 아마도(其) 큰 배를 떠맡는 것에(負大舟也) 방법이 없을 것이다(無方). 뜰 가운데 물구덩이에(於坳堂之上) 물 한잔을 붓는다면(覆杯水, 則) 작은 풀이(芥) 배가 될 수 있다(爲之舟). 거기에(焉) 술잔을 둔다면(置杯則) <바닥에> 붙어버릴 것이니(膠), 물은 얕지만(水淺而) 배가 큰 것이다(舟大也). 바람이(風之) 쌓인 것이(積也) 두텁지 않으면(不厚, 則) 그 큰 날개를 떠맡기에(其負大翼也) 힘이 없을 것이다(無力). 그러므로(故) 구만 리까지 라면(九萬里, 則) 바람이(風) 곧(斯) 하래에 있고 나서야(在下矣, 而後) 비로소(乃) 이제(今) 바람을 타고(培風), 등이(背) 푸른 하늘을 등지고(負靑天而) 무엇도(莫之) 막을 것이 없으니(夭閼者), 그러고 나서(而後) 비로소(乃) 이제(今) 장차(將) 남으로 갈 수 있다(圖南). 매미와(蜩與) 산새가(學鳩) 그것을 비웃으며 말하길(笑之曰): 내가(我) 힘을 다해서(決起而) 날면(飛), 느릅나무와 다목나무에 부딪혀서(搶楡枋而) 머무는데(止), 때로는(時則) <거기에> 이르지 못하고(不至而) 땅으로(於地) 떨어질 뿐인데( 控而已矣), 무엇 때문에(奚以) 구만 리를 올라서(九萬里而) 남으로 가는가(之南爲)? 가까운 숲으로 가는 사람이라면(適莽蒼者), 세끼 음식을 가져가서(三飡而) 돌아오면(反), 배가(腹) 여전히(猶) 부르다(果然). 백리를 가는 사람은(適百里者), 전날 밤(宿) 양식을 찧는다(舂糧). 천리를 가는 사람은(適千里者), 3개월 동안(三月) 양식을 모은다(聚糧). 이(之) 두 벌레가(二蟲) 또(又) 어찌 알겠는가(何知)!

 

杯水(배수): 한 잔의 물이라는 뜻으로, 아주 적은 양의 물을 이르는 말.

坳堂(요당), 堂坳(당요): 뜰 가운데 우묵하게 팬 땅. 또는 그런 데에 생긴 물구덩이.

* 九萬里則風斯在下矣: 9만 리의 높이까지 올라가야만 바람이 비로소 아래에 쌓이게 된다는 말이다.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步行의 번거로움을 초월한 列子라 하더라도, 그것이 바람[風]이라고 하는 그 무엇엔가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초연(超然)이라고 볼 수 없다는 아래 문장의 표현과 연결된다. 

* 夭閼(요알), 抑制(억제): 억눌러 제지함.

* 奚以之九萬里而南爲: 무엇 때문에 9만 리 꼭대기까지 올라가 남쪽으로 가는가. 之는 가다는 뜻의 동사. ‘奚以…爲’는 ‘무엇 때문에 …하는가’의 뜻.

 

小知不及大知, 小年不及大年. 奚以知其然也? 朝菌不知晦朔, 蟪蛄不知春秋, 此小年也. 楚之南有冥靈者, 以五百歲爲春, 五百歲爲秋. 上古有大椿者, 以八千歲爲春, 八千歲爲秋, 此大年也, 而彭祖乃今以久特聞, 衆人匹之, 不亦悲乎!

작은 지혜는(小知) 큰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不及大知), 작은 수명은(小年) 큰 수명에 미치지 못한다(不及大年). 어찌(奚以) 그러한 것을(其然) 아는가(知也)? 하루살이는(朝菌) 그믐과 초하루를 알지 못하고(不知晦朔), 쓰르라미는(蟪蛄)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하니(不知春秋), 이것이(此) 수명이 짧은 것이다(小年也). 초나라의(楚之) 남쪽에(南) 명령이란 것이 있는데(有冥靈者), 500년을(以五百歲) 봄으로 삼고(爲春), 500년을(五百歲) 가을로 삼는다(爲秋). 옛날(上古) 대춘이란 것이 있었는데(有大椿者), 8000년을(以八千歲) 봄으로 삼고(爲春), 8000년을(八千歲) 가을로 삼으니(爲秋), 이것이(此) 수명이 긴 것인데(大年也, 而) 팽조가(彭祖) 바로(乃) 지금(今) 오래 산 것으로(以久特) 유명해져서(聞), 많은 사람이(衆人) 그에 짝하려고 하는데(匹之), 또한 불쌍하지 않은가(不亦悲乎)!

 

* 朝菌(조균): 덧없는 짧은 목숨. 아침에 생겼다가 저녁에 스러지는 버섯에 비유(比喩譬喩)하여 이르는 말.

 

湯之問棘也是已. 湯問棘曰: 上下四方有極乎? 棘曰: 無極之外, 復無極也. 窮髮之北有冥海者, 天池也. 有魚焉, 其廣數千里, 未有知其修者, 其名爲鯤. 有鳥焉, 其名爲鵬, 背若太山, 翼若垂天之雲, 搏扶搖羊角而上者九萬里, 絶雲氣, 負靑天, 然後圖南, 且適南冥也. 斥鴳笑之曰:󰡔彼且奚適也? 我騰躍而上, 不過數仞而下, 翶翔蓬蒿之間, 此亦飛之至也. 而彼且奚適也? 此小大之辯也.

탕임금이(湯之) 극에게 물은 것도(問棘也) 이것일 뿐이다(是已). 탕임금이(湯) 극에게 물어 말하길(問棘曰): 상하사방에(上下四方) 다함이 있는가(有極乎)? 극이 말하길(棘曰): 다함이 없는 것의(無極之) 바깥에는(外), 다시(復) 다함이 없습니다(無極也). 풀도 나지 않는 땅의(窮髮之) 북쪽에(北) 명해란 것이 있는데(有冥海者), 하늘의 연못입니다(天池也). 거기에 물고기가 있고(有魚焉), 그 넓이가(其廣) 수천 리나 되고(數千里), 그 길이를(其修) 아는 사람이(知者) 있지 않으니(未有), 그것의 이름이(其名) 곤입니다(爲鯤). 거기에 새가 있는데(有鳥焉), 그 이름이(其名) 붕이고(爲鵬), 등이(背) 태산과 같고(若太山), 날개가(翼) 하늘의 구름이 드리운 듯하고(若垂天之)雲, 회오리바람을 타고(搏扶搖) 양의 뿔처럼 돌면서(羊角而) 올라가는 것이(上者) 9만 리까지 가니(九萬里), 구름 기운을 넘어서(絶雲氣), 푸른 하늘을 등지고(負靑天), 나서(然後) 남으로 가니(圖南), 또한(且) 남명으로 갑니다(適南冥也). 메추라기가(斥鴳) 그것을 비웃으며 말하길(笑之曰): 저것이(彼) 또(且) 어디로 가는 것인가(奚適也)? 내가(我) 힘껏 뛰어(騰躍而) 올라가더라도(上), 겨우(不過) 몇 길을 가서(數仞而) 내려와서(下), 쑥대밭 사이를(蓬蒿之間) 나는데(翶翔), 이것도(此) 또한(亦) 비행의(飛之) 지극한 경지다(至也). 그런데(而) 저것은(彼) 또(且) 어디로 가는가(奚適也)? 이것이(此) 작고 큰 것의(小大之) 차이다(辯也).

 

* 窮髮(궁발): 북극(北極) 지방(地方)의 초목(草木)이 없는 땅.

* 斥鴳(척안): 메추라기. 林希逸은 “斥은 작은 못이다. 작은 못의 메추라기는 작은 새이다[斥小澤也 斥澤之鷃 小鳥也].”라고 풀이했다. 

 

故夫知效一官, 行比一鄕, 德合一君而徵一國者, 其自視也亦若此矣. 而宋榮子猶然笑之. 且擧世而譽之而不加勸, 擧世而非之而不加沮, 定乎內外之分, 辯乎榮辱之境, 斯已矣. 彼其於世未數數然也. 雖然, 猶有未樹也. 夫列子御風而行, 冷然善也, 旬有五日而後反. 彼於致福者, 未數數然也. 此雖免乎行, 猶有所待者也. 若夫乘天地之正, 而御六氣之辯, 以遊無窮者, 彼且惡乎待哉! 故曰, 至人無己, 神人無功, 聖人無名.

그러므로(故) 무릇(夫) 지혜가(知) 한 관직을(一官) 줄 만하고(效), 행실이(行) 한 고을<의 인망에>(一鄕) 비교할 만하고(比), 덕이(德) 한 군주가 되기에 합당하거나(合一君而) 한 나라를 이룰만한 사람이라도(徵一國者), 그(其) 스스로(自) 보는 것은(視也) 또한(亦) 이와 같을 것이다(若此矣). 그러나(而) 송영자는(宋榮子) 빙긋 웃으며(猶然) 비웃는다(笑之). 또(且) 온 세상을 들어(擧世而) 그를 칭찬해도(譽之而) 억지로 권할 수 없고(不加勸), 온 세상을 들어(擧世而) 그를 비난해도(非之而) 억지로 막을 수 없으니(不加沮), 내외의 구분을(乎內外之分) 정하고(定), 영욕의 경계를 구별한 것이(辯乎榮辱之境), 그것일 뿐이다(斯已矣). 그는(彼其) 세상에 대해(於世) 급급하지 않는다(未數數然也). 비록 그렇지만(雖然), 여전히(猶) 세우지(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有未樹也). 무릇(夫) 열자가(列子) 바람을 타고(御風而) 다녔는데(行), 가볍게(冷然) 잘 다니다가(善也), 15일이(旬有五日) 지나서야(而後) 돌아왔다(反). 그 사람이(彼) 복을 구하는 것에 대하여(於致福者), 급급해 하지 않았다(未數數然也). 이것이(此) 비록(雖) 걸어다니는 것을 면했지만(免乎行), 여전히(猶) 의지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有所待者也). 만약(若) 무릇(夫) 천지의 올바름을 타고(乘天地之正, 而) 육기의 변화를 몰아(御六氣之辯, 以) 무궁한 곳에서 노닐 수 있다면(遊無窮者), 그 사람이(彼) 또(且) 어찌(惡乎) 기다리겠는가(待哉)!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지인은(至人) 자기가 없고(無己), 신인은(神人) 공적이 없고(無功), 성인은(聖人) 이름이 없다고(無名) 한다.

 

* 知效一官: 知識이 한 관직을 맡아 공적을 올릴 만하다는 것이다. 知는 지식. 곧 知가 한 관직을 감당할 만하다, 한 관직에 통달하다는 뜻이다.

* 德合一君而徵一國: 德合一君 한 나라의 군주에게 그 능력을 인정받아서 쓰일 만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德은 능력, 功能의 뜻). 徵一國은 한 나라에 기용되어 쓰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 猶然: 웃는 모습. 林希逸, 朴世堂은 ‘웃는 모습[笑貌也]’으로 풀이했다.

* 未數數然也: 급급해 하지 않으니 곧 세상의 평가에 대해 초연하다는 뜻이다. 數數는 ‘급급하다[汲汲也]’(《釋文》 司馬彪, 成玄英) 또는 ‘촉박하다는 뜻[迫促意也]’(《釋文》 崔譔)이다. 급히 서둔다, 허둥지둥한다, 악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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