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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장자(莊子) 외편(外篇) 마제(馬蹄) 9-2] 성인지과(聖人之過) / 성인은 도덕을 훼손하여 인의를 만든 사람이다

by चक्रम् 2024.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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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意善治天下者不然.(오의선치천하자불연) 彼民有常性, 織而衣, 耕而食, 是謂同德;(피민유상성 직이의 경이식 시위동덕) 一而不黨, 命曰天放.(일이부당 명왈천방) 

내가 생각기로(吾意) 천하를 잘 다스리는 사람은(善治天下者) 그렇지 않다(不然). 저 백성에게(彼民) 늘 본성이 있어서(有常性), 길쌈해서(織而) 옷 입고(衣), 농사지어서 밥 먹는 것을(耕而食), 이것을(是) 같은 덕이라 하고(謂同德); 같지만(一而) 패거리로 한 것이 아니어서(不黨), 이름하여(命) 하늘이 놓아준 것이라고 한다(天放). 

 

* 命曰天放: 天放은 하늘이 놓아준 것, 自然의 放任을 의미하고 命은 命名의 뜻이다.

 

故至德之世, 其行塡塡, 其視顚顚.(고지덕지세 기행전전 기시전전) 當是時也, 山無蹊隧, 澤無舟梁;(당시시야 산무혜수 택무주량) 萬物群生, 連屬其鄕;(만물군생 연속기향) 禽獸成群, 草木遂長.(금수성군 초목수장)

그러므로(故) 지극한 덕의(至德之) 세계에서는(世), 그 행동이(其行) 여유만만하고(塡塡), 그 시각이(其視) 밝고 환하다(顚顚). 이때를 당하여(當是時也), 산에는(山) 좁은 길과 굴이 없고(無蹊隧), 못에는(澤) 배와 다리가 없고(無舟梁); 만물이(萬物) 모여 살고(群生), 그 마을을 연속했고(連屬其鄕); 금수가 무리를 이루고(禽獸成群), 초목이 두루 자라났다(草木遂長). 

 

* 其行塡塡(전): 塡塡은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여기서는 거동이 여유 있고 느긋한 모양을 나타낸다.

* 其視顚顚(진): 顚은 瞋(눈 부릅뜰 진)의 假借로 눈을 크게 뜬 모양, 맑은 눈을 뜻한다.

 

是故禽獸可係羈而遊, 烏鵲之巢可攀援而闚.(시고금수가계기이유 조작지소가반원이규) 夫至德之世, 同與禽獸居, 族與萬物並, 惡乎知君子小人哉!(부지덕지세 동여금수거 족여만물병 오호지군자소인재)

이 때문에(是故) 금수를(禽獸) 굴레에 매어(可係羈而) 놀고(遊), 까마귀와 까치을(烏鵲之巢) 끌어 당겨(可攀援而) 엿볼 수 있었다(闚). 무릇(夫) 지극한 덕의 세계에는(至德之世), 짐승과 함께(同與禽獸) 살면서(居), 만물과 무리지어(族與萬物) 나란히 살았으니(並), 어찌(惡乎) 군자와 소인을 알았겠는가(知君子小人哉)! 

 

同乎無知, 其德不離;(동호무지 기덕불리) 同乎無欲, 是謂素樸.(동호무욕 시위소박) 素樸而民性得矣.(소박이민성득의) 及至聖人, 蹩躠爲仁, 踶跂爲義, 而天下始疑矣;(급지성인 별설위인 지지위의 이천하시의의) 澶漫爲樂, 摘僻爲禮, 而天下始分矣.(단만위락 적벽위례 이천하시분의)

알지 못하는 것에(乎無知) 같아서(同), 그 덕이(其德) 떨어지지 않고(不離); 욕심 없는 것에 같으니(同乎無欲), 이것을(是) 소박이라 한다(謂素樸). 소박하면(素樸而) 백성의 본성이(民性) 얻어진다(得矣). 성인에 이르렀을 때(及至聖人), 억지로(蹩躠) 인을 행하고(爲仁), 힘써 발돋움하여(踶跂) 의를 행하여(爲義, 而) 천하가(天下) 비로소 의심하고(始疑矣); 멋대로 질펀하게(澶漫) 악을 연주하고(爲樂), 번거롭게(摘僻) 예를 행하여(爲禮, 而) 천하가 비로소 나뉘었다(天下始分矣). 

 

* 蹩躠(별설): 같은 곳으로만 늘 빙빙 돌아다니는 모양(), 억지로 걷는 모습.

* 摘僻爲禮: 摘僻은 번거롭게 구속되는 모습. 摘僻에 대해서는 이설이 분분하다. 李頤는 “간사하고 치우친 것을 들추어내면서 禮를 행한다[糾擿邪辟而爲禮也].”라고 풀이했고, 崔譔은 “예절이 많은 것[擿僻 多節].”이라고 풀이했다.

 

故純樸不殘, 孰爲犧尊!(고순박부잔 숙위희준) 白玉不毁, 孰爲珪璋!(백옥불훼 숙위규장) 道德不廢, 安取仁義!(도덕불폐 안취인의) 性情不離, 安用禮樂!(성정불리 안용예악) 五色不亂, 孰爲文采!(오색불란 숙위문채) 五聲不亂, 孰應六律!(오성불란 숙응육률) 夫殘樸以爲器, 工匠之罪也;(부잔박이위기 공장지죄야) 毁道德以爲仁義, 聖人之過也.(훼도덕이위인의 성인지과야)

그러므로(故) 순박함을(純樸) 해치지 않고(不殘), 누가(孰) 술잔을 만들겠는가(爲犧尊)! 백옥을 훼손하지 않고(白玉不毁), 누가 규장을 만들겠는가(孰爲珪璋)! 도덕을 없애지 않고(道德不廢), 어찌 인의를 취하겠는가(安取仁義)! 성정을 떠나지 않고(性情不離), 어찌 예악을 쓰겠는가(安用禮樂)! 오색을 어지럽히지 않고(五色不亂), 누가 문채를 만들겠는가(孰爲文采)! 오성을 어지럽히지 않고(五聲不亂), 누가 육률을 만들겠는가(孰應六律)! 무릇(夫) 통나무를 해쳐서(殘樸以) 그릇을 만든 것은(爲器), 공인과 장인의 죄이고(工匠之罪也); 도덕을 해쳐서(毁道德以) 인의를 만든 것은(爲仁義), 성인의 잘못이다(聖人之過也).   

 

* 犧尊(희준): 제례() 때에 쓰는 술 항아리(--)의 하나. 목제()이며 짐승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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