駢拇枝指, 出乎性哉! 而侈於德. 附贅縣疣, 出乎形哉! 而侈於性). 多方乎仁義而用之者, 列於五藏哉! 而非道德之正也. 是故駢於足者, 連無用之肉也; 枝於手者, 樹無用之指也; 多方駢枝於五藏之情者, 淫僻於仁義之行, 而多方於聰明之用也.
발가락의 군더더기 살과(駢拇) 육손이는(枝指), 본성에서 나온 것이지만(出乎性哉! 而) 본래 있는 것보다 많다(侈於德). 쓸데없이 붙은 사마귀는(附贅縣疣), 몸에서 나온 것이지만(出乎形哉! 而) 본래 몸보다 많다(侈於性). 인의를(乎仁義) 여러 갈래로 만들어(多方而) 쓰는 사람들은(用之者), 오장에 <맞도록> 배열하지만(列於五藏哉! 而) 도덕의 바름이 아닌 것이다(非道德之正也). 이 때문에( 是故) 발에 발가락이 붙은 것은(駢於足者), 쓸모없는 살을(無用之肉) 이은 것이고(連也); 손에 손가락이 난 것은(枝於手者), 쓸모없는 손가락을(無用之指) 자라게 한 것이고(樹也); 오장의 실정에(於五藏之情) 군더더기와 손가락을 여러 갈래로 만드는 것은(多方駢枝者), 인의의 실천에(於仁義之行) 지나치게 치우쳐서(淫僻, 而) 귀와 눈의 쓰임에(於聰明之用) 여러 갈래를 만든 것이다(多方也).
* 騈拇(변무)枝指: 拇는 엄지발가락[足大指]이고 騈은 붙어 있다[合]는 뜻이다. 따라서 騈拇는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이 붙어 있는 것으로 개구리 따위의 물갈퀴 모양으로 발가락 사이에 붙어 있는 군살을 말하는데, 육손이나 뒤의 附贅縣疣와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이 지닌 것보다 더 많은 군더더기를 의미한다. 枝는 곁으로 자라난 가지[旁生]로 枝指는 육손을 뜻한다. 이 문장의 의도는 사람은 다섯 개의 발가락과 다섯 개의 손가락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이 정상인데 騈拇와 枝指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이므로 모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성과 거리가 있음을 지적하는 데 있다.
* 出乎性哉而侈於德: 여기서의 性은 뒤의 形과 대비되는 의미로 본성에서 나왔다는 것은 후천적으로 발생한 병증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나오는 선천적인 기형이라는 뜻이다. 德은 보통 사람들이 타고나는 것, 곧 生得的인 것을 의미한다.
* 附贅縣疣: 附와 縣은 모두 붙어 있다는 뜻이고, ‘贅’와 ‘疣’는 모두 사마귀 종류이다.
* 多方乎仁義而用之者: 方은 術과 같은 뜻으로 多方은 여러 갈래로 만들어 낸다는 뜻.
是故駢於明者, 亂五色, 淫文章, 青黃黼黻之煌煌非乎? 而離朱是已. 多於聰者, 亂五聲, 淫六律, 金石·絲竹, 黃鐘·大呂之聲非乎? 而師曠是已. 枝於仁者, 擢德塞性以收名聲, 使天下簧鼓以奉不及之法非乎? 而曾·史是已. 駢於辯者, 纍瓦結繩竄句, 遊心於堅白同異之間, 而敝跬譽無用之言非乎? 而楊·墨是已.
이 때문에(是故) 눈이 쓸데없이 밝은 사람은(駢於明者), 오색을 어지럽히고(亂五色), 문장을 문란하게 하니(淫文章), 청황색 보불의(青黃黼黻之) 휘황찬란한 것은(煌煌)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非乎)? 이주가(而離朱) 이런 사람이다(是已). 귀가 쓸데없이 밝은 사람은(多於聰者), 오성을 어지럽히고(亂五聲), 육률을 문란하게 하니(淫六律), 금석과 사죽, 황종, 대려의 소리가(金石·絲竹, 黃鐘·大呂之聲)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非乎)? 바로 사광이 이런 사람이다(而師曠是已). 인에 가지가 있는 사람은(枝於仁者), 덕을 뽑고(擢德) 본성을 막아서(塞性以) 명성을 거두려 하고(收名聲),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使天下) 피리 불고(簧) 북을 쳐서(鼓以) 도달하지 못할 법을(不及之法) 받들도록 하니(奉) 잘못이 아니겠는가(非乎)? 바로( 而) 증삼과 사추가(曾·史) 이런 사람일 뿐이다(是已). 변론에 군더더기를 붙인 사람은(駢於辯者), 기와를 쌓고(纍瓦) 새끼줄을 엮듯(結繩) 문구를 어지럽게 꾸미고(竄句), 견백론이나 동이론 사이에서(於堅白同異之間) 마음을 놀게 하여(遊心, 而) 잠깐의 명예에 가려(敝跬譽) 쓸데없는 말을 하니(無用之言) 잘못이 아니겠는가(非乎)? 바로 양주와 묵적이 이런 사람일 뿐이다(而楊·墨是已).
* 枝於仁者: 직역을 하면, 仁에 枝한 자, 仁에 여분이 있는 자, 仁에 군더더기를 덧붙인 자가 되는데 ‘仁이라고 하는 군더더기의 規範을 떠메고 다니는 자’라는 뜻이다.
* 竄句: 竄은 고치고 꾸민다는 뜻이다. 林希逸은 “竄은 改定함이니 脩改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곧 문구를 고치고 꾸며서 화려하게 장식함[竄 定 猶言脩改也 脩改其言句以爲升].”이라고 풀이했다.
故此皆多駢旁枝之道, 非天下之至正也. 彼正正者, 不失其性命之情. 故合者不為駢, 而枝者不為跂; 長者不為有餘, 短者不為不足. 是故鳧脛雖短, 續之則憂; 鶴脛雖長, 斷之則悲. 故性長非所斷, 性短非所續, 無所去憂也.
그러므로(故) 이것은(此) 모두(皆) 군더더기가 많고(多駢) 가지를 갈래친 도이니(旁枝之道), 천하의 지극한 바름이 아니다(非天下之至正也). 저(彼) 바른 도를 실천하는 사람은(正正者), 그 성명의 본성을 잃지 않는다(不失其性命之情). 그러므로(故) 발가락이 이어진 것을(合者) 군더더기로 여기지 않고(不為駢, 而) 갈래진 것을(枝者) 육손으로 여기지 않고(不為跂); 긴 것은(長者) 남음이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不為有餘), 짧은 것은(短者) 부족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不為不足). 이 때문에(是故) 오리의 다리가(鳧脛) 비록 짧지만(雖短), 이어주면(續之則) 근심하고(憂); 학의 다리가 비록 길지만(鶴脛雖長), 자르면 슬퍼한다(斷之則悲). 그러므로(故) 본성이 긴 것은(性長) 자를 것이 아니고(非所斷), 본성이 짧은 것은(性短) 이을 것이 아니어서(非所續), 근심을 없앨 것이 없다(無所去憂也).
意仁義其非人情乎! 彼仁人何其多憂也? 且夫駢於拇者, 決之則泣; 枝於手者, 齕之則啼. 二者或有餘於數, 或不足於數, 其於憂一也. 今世之仁人, 蒿目而憂世之患; 不仁之人, 決性命之情而饕富貴. 故意仁義其非人情乎! 自三代以下者, 天下何其囂囂也?
생각건대(意) 인의는(仁義) 사람의 본성이 아닐 것이다(其非人情乎)! 저(彼) 인한 사람이(仁人) 어찌(何) 그 걱정이 많은가(其多憂也)? 또(且) 저(夫) 엄지발가락에 붙은 것은(駢於拇者), 그것을 가르려고 하면(決之則) 울고(泣); 손에 붙은 것은(枝於手者), 그것을 해치면 운다(齕之則啼). 두 가지에(二者) 혹(或) 숫자에 남음이 있거나(有餘於數), 혹(或) 숫자에 부족함이 있지만(不足於數), 그 근심은(其於憂) 같다(一也). 지금(今) 세상의 인한 사람이(世之仁人), 눈을 어지러이 뜨고(蒿目而) 세상의 근심을(世之患) 걱정하고(憂); 불인한 사람은(不仁之人), 성명의 정을 잘라내고(決性命之情而) 부귀를 탐낸다(饕富貴). 그러므로(故) 생각건대(意) 인의는(仁義) 아마(其) 인간의 본성이 아닐 것이다(非人情乎)! 삼대로부터(自三代) 그 뒤로(以下者), 세상은(天下) 어찌 그리(何其) 시끄러운가(囂囂也)?
* 何其囂囂也: 囂囂는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모습이다. 때로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을 표현하는 경우(《孟子》)도 있다.
'장자(莊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莊子) 외편(外篇) 변무(應帝王) 8-2] 대혹역성(大惑易性) / 큰 미혹은 본성을 쉽게 바꾼다 (0) | 2024.11.07 |
---|---|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 7-5] 열자가 호자에게 어지러이 섞이는 것을 배우다 (0) | 2024.11.02 |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 7-4] 유어무유(遊於無有) / 명왕의 다스림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노닌다 (0) | 2024.10.30 |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 7-3] 천하가 다스려지는 것 (0) | 2024.10.30 |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 7-2] 견오견광접여(肩吾見狂接輿) / 그대는 두 벌레의 지혜도 알지 못하는가? (0) | 2024.10.30 |